"차라리 모나리자가 낫다"..숯검댕이 눈썹 화장 씁쓸한 반전
“매일 귀찮은 눈썹 그리기는 이제 그만.”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 눈썹 화장 도구 홍보 글이다. 광고 포스터에는 세안 후에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놨다. 유지시간은 8시간 정도. 마커처럼 그리기 쉽고 녹차수·감잎 등 자연 유래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담았다.
제품사용 후기를 쓴 블로거도 여럿이다. “(눈썹 없는) 모나리자에서 벗어나라”(hy**) “밤이고 낮이고 눈썹 유지해주는 애정템”(be**) 등이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화장품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색소로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제품도 여러 개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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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불가 색소 쓴 화장품 무더기 적발
식약처는 5종의 화장품 사용금지 색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허위 표시한 혐의로 A업체 대표 B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관련자 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B씨는 2014년부터 4년간 화장품 원료로 사용 금지된 색소 5종을 서로 다르게 배합하는 방식으로 ‘브로우펜’ ‘컬러 샴푸’ 등 12종류 화장품, 126만개 제품을 생산·판매했다. 공급가격 기준으로 13억원 상당이다.
금지 색소 5종은 염기성 황색 28호·염기성 적색 2호·염기성 청색 26호 등이다. 주로 옷감의 색을 낼 때 쓴다고 한다.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에는 써선 안 된다. 더욱이 이중 2종(염기성 황색 28호·염기성 적색 2호)은 안전성 우려 등을 이유로 아예 사용 불가 원료다.
이들 색소를 사용해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기게 된다. 다만 식약처에 그간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A업체의 제품이 (타사보다) 지속시간이 길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며 “색소들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작용 사례가 전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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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도 허위로 꾸민 혐의
더욱이 B씨는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 책임 판매업체를 속이려 마치 문제 없는 색소를 사용한 것처럼 외부 제출용 제조관리기록서를 허위로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 된 화장품에 대해서는 이미 회수‧폐기 등 조치를 마쳤다”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근절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제품은 다음과 같다. ▶엘로엘 매직 브로우 펜 ▶엘크릿 헤나 틴트 아이브로우(진갈색) ▶엘크릿 헤나 틴트 아이브로우(진회색·진회갈색) ▶엘크릿 헤나 틴트 아이브로우 마스카라(진갈색) ▶엘크릿 헤나 틴트 아이브로우 마스카라(회갈색) ▶엘크릿 헤어 볼륨틴트 브러쉬(흑색) ▶엘크릿 헤어 볼륨 틴트 브러쉬(흑갈색) ▶엘크릿 매직 컬러 샴푸 ▶삐아 라스트 아이브로우 틴트 ▶매직타투 아이브로우(다크브라운) ▶룩 168타투 아이브로우(다크브라운·제조업자 ㈜청수코스메틱 표시제품만 해당) ▶룩 168타투 아이브로우(네츄럴브라운·제조업자 ㈜청수코스메틱 표시제품만 해당) 12종이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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