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심판의 날' 한반도 뜬 날, 中랴오닝항모 서해 왔다

박용한 2021. 3.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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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미 2+2회의 맞대응 성격
구축함·군수지원함 동반 수위 높여
정보함은 일본 근해서 남해로 이동
군함 3척 제주 접근..초계기 출동
18일 오전 중국 항모 전단이 서해로 진입했다. 2017년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랴오닝함과 함정. [사진 AFP=연합뉴스]


중국이 항공모함과 정보 수집함을 동원해 각각 서해와 남해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17~18일 한ㆍ미 외교ㆍ국방 장관 회의(2+2 회의)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18일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이날 오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랴오닝(遼寧) 항모 전단이 랴오둥(遼東) 반도 앞 보하이(渤海)만 밖으로 나온 걸 포착했다”며 “17일 늦은 저녁 출항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서해와 남해 무력시위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핵전쟁수행 능력을 갖춰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라고 불리는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경기도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한 날(17일) 이뤄졌다.

2017년 4월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함재기인 '젠(殲)-15' 전투기가 훈련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중국 해군은 항모에서 함재기를 띄우고 내리는 이착함 훈련을 한국과 가까운 서해에서 실시할 조짐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중국 항모 전단이 한국 영해를 침범하지는 않았다.

중국 해군은 지난 16일 서해ㆍ동중국해ㆍ남중국해 등 3개 해역에서 대대적인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17일까지는 함정ㆍ잠수함ㆍ군용기 훈련과 해상 긴급 견인 및 수색ㆍ구조 훈련만 했을 뿐 항모를 투입하지 않았다. 중국이 군사 훈련의 수위를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행하는 해군 해상초계기 [연합뉴스]


서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항모 전단은 랴오닝함을 주축으로 구축함과 군수지원함 등으로 꾸려졌다. 소식통은 “중국은 통상 항모 한 척만으로 훈련을 했는데 이날 대규모 세력을 동원한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보급을 담당하는 군수지원함을 동반한 만큼 꽤 오랜 기간 머물며 훈련을 하거나, 서해 밖으로 나가는 원정 훈련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함도 한국 영해 근처로 들어왔다. 전날까지 일본 인근 해역에 머물다 쓰시마(對馬) 쪽에서 한국 남해로 방향을 틀었다. 18일 저녁 제주도 인근 해상에 중국 군함 3척이 발견돼 한국 해군 초계기가 급파됐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며칠 뒤 서해 밖으로 나오는 항모 전단에 합류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블링컨 장관, 문 대통령,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중국이 항모와 정보함을 투입한 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견제하고, 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을 방문하는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2+2 회의에서 한국이 중국에 맞서는 데 동참할 것을 은근히 권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2+2 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반 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국방장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ㆍ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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