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매일 등교" 서울 '작은학교' 신입생 19% 늘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교동초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초등학교지만, 학생 수가 줄면서 위기를 겪었다. 1963년 5250명(59학급)에 달했던 학생 수는 2011년 97명(7학급)으로 50분의 1로 줄었다. 도심 공동화와 저출산이 원인이었다. 김대연 교동초 교감은 “당시 인근의 소규모 학교와 통폐합을 고민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7년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서울형 작은학교’에 선정되면서 위기는 기회가 됐다. 서울형 작은학교는 학군 이외 지역에서도 전학이나 입학이 가능하다. 교동초는 연간 2500만원 예산을 받아 시설 투자를 하고 학년마다 가야금이나 사물놀이를 가르쳤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아침 돌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저녁 돌봄은 오후 7시까지 했다.
좋은 학교로 입소문이 나면서 2011년 97명이었던 학생 수는 올해 185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입생 수도 지난해 21명에서 올해 32명으로 증가했다. 김 교감은 “현재 통학 구역(학구) 밖의 학생이 70%”라며 “학생 수가 적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일 등교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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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감소에도 신입생 늘어난 '작은학교'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동초 같은 작은학교 8곳의 올해 신입생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부분 학교에서 신입생이 줄어든 가운데 이례적인 성과다.
서울형 작은학교는 교육청이 지난 2017년 시작한 학교 모델이다. 전교생이 24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학교 중 위치와 역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첫해에는 교동초·개화초·본동초·북한산초·양남초·용암초·재동초·한강초가 선정됐다. 지난해 시작한 2기는 교동초‧금천초‧대청초‧등명초‧북한산초‧사근초‧용암초‧재동초 8곳이 지정돼있다. 이들 학교는 2022년까지 예산을 지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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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등교한대" 소문에 작은학교 인기↑
서울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 두기에 적합한 소규모 학교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동초는 학급당 학생 수가 15.4명이고, 사근초는 15.7명, 대청초는 11.2명이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거리 두기를 할 수 있고, 전교생이 매일 등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성현 사근초 교장은 “학부모들 사이에 소규모 학교는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학부모 문의가 늘었고, 신입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을 살린 학교만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사근초 3~5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 달에 한두 번꼴로 학교 내 텃밭에서 상추‧방울토마토‧호박‧오이를 가꿨다. 학년 별로 북‧우쿨렐레 같은 악기를 배웠고, 작은 운동회도 실시했다. 모두 전교생이 173명밖에 되지 않아 가능한 일이었다. 전교생이 130명인 북한산초도 지난해 2학기에 텃밭에서 감자‧배추‧무를 수확해 김장하거나 염색용 식물로 손수건을 염색하는 활동을 했다.
작은 학교는 맞벌이 가구의 경우 주소 이전 없이 통학구역 외에서도 전학이나 입학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중 통학구역 외 학생은 29명이었지만 올해는 56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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