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아름다운 이야기, 긍정의 경험

2021. 3. 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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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라는 생선을 아는가.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경험이 없는 이야기는 앵무새요 인공지능(AI)의 소리에 불과하다.

요즘 대기업은 무조건 자기 제품이 좋다고 선전하고 홍보하지 않고 고객이 자기 제품에 대해 좋은 경험을 하도록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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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라는 생선을 아는가. 가시도 많고 기름기도 많아서 잘못 구우면 금방 타버리는 생선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어를 구우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스토리가 덧입혀지면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매력적인 생선이 됐다.

현대사회는 꿈과 감성, 스토리텔링과 이미지 시대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드림 소사이어티’라는 책에서 미래사회에는 꿈과 감성,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 예견했다.

꿈과 감성, 사랑의 스토리텔링은 그냥 되는 게 아니다.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경험이 없는 이야기는 앵무새요 인공지능(AI)의 소리에 불과하다. 이러한 시대 흐름을 교회보다 빨리 알고 있는 곳이 대기업이다.

요즘 대기업은 무조건 자기 제품이 좋다고 선전하고 홍보하지 않고 고객이 자기 제품에 대해 좋은 경험을 하도록 주력한다. 지식이 경험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CEO도 골수 팬덤 고객의 커뮤니티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봤다. “요즘 현대인이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무얼 요구하며 원하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 한국교회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랬더니 교회가 너무 많은 비난을 받고 현대인들이 교회에 완전히 등을 돌려 버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교회에 대해 긍정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어린 시절 여름성경학교에서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크리스마스에는 교회에서 공책이나 연필 선물을 받았다. 부활절에 가서 계란을 먹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성극과 학예발표를 한 뒤 새벽송을 한 경험도 있다. 가을에는 교회에서 ‘문학의 밤’을 하며 좋은 추억을 쌓았다.

이 좋은 경험 때문에 한국교회가 부흥했던 것이다. 특별히 여름성경학교와 부흥회의 뜨거운 성령 체험 등으로 한국교회는 1970~80년대 폭발적 부흥을 했다. 그 부흥 곡선은 90년대까지 완만하게 이어졌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교회의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교회에 대해 좋은 경험이 아니라 나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교회 신뢰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교회의 부정적 경험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늘었다. 원인은 방역본부와 일부 언론에 있었다.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그러나 교회도 예배를 수호하면서 대사회적으로는 찬란한 바보가 되고 허들링 처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어야 했다. 아니, 방역을 더 철저히 하면서 부드러운 감성으로 이 시대와 사회에 예수 그리스도를 잘 스토리텔링해야 했다.

그런데 너무 우리 주장만 앞세우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다보니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그 기업의 이미지, 혹은 그 기업 CEO의 이미지가 박살이 나 버리면 제품도 안 팔리는 시대가 아닌가.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유일한 구원의 복음이 있어도 사람들이 교회에 나쁜 경험을 하게 되고 나쁜 기억을 갖고 있으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귀를 막고 마음을 닫아버린다. 우리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가 막혀서야 되겠는가. 교회의 부정적 경험과 나쁜 기억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깔이 퇴색해서야 하겠는가.

이제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시 찾자. 코로나19의 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 하자. 봄빛처럼 따스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다시 경험하게 하자. 그럴 때 코로나19의 겨울 광야를 지나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과 부흥의 찬란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새에덴교회 예장합동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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