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우면 이직' 작성자 찾으려 블라인드 압색..결국 '허탕'

경찰 "블라인드 사무실, 서류상 주소와 달라 압수수색 못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과 공공택지기획과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블라인드 앱에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등 조롱성 글을 올린 데 대해 경찰이 블라인드 앱 운영사인 ‘팀블라인드’를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결국 ‘허탕’에 그쳤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7일 오후 3시 30분부터 진주에 있는 LH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팀블라인드’ 한국지사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에는 사이버수사과 직원 각 5명씩 총 10명이 동원됐다.

경찰은 우선 팀블라인드 등기부등본상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러나 이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이후 경찰은 실제로 사용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팀블라인드 사무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그러나 모든 직원이 이미 퇴근한 뒤라 제대로 조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에 필요한 유의미한 자료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 사무실에 대해 다시 수색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팀블라인드 미국 본사에도 영장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 앱에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힌다’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등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해야 가입이 되는 만큼 해당 글을 올린 사람이 LH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

LH는 이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조롱성 글의 작성자가 LH 직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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