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포의 동굴'에서 1900년 전 성경 사본 조각 발굴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인근 사막 동굴에서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성서 두루마리 조각 등을 찾아냈다고 AF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결과 이 조각들이 1900여년 전 유대인의 로마 항쟁기에 숨겨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IA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약 60년 만에 처음으로 고고학적 발굴로 성서 두루마리 조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IAA에 따르면 예루살렘 남부 ‘유대 광야’(Desert of Judea)의 동굴에서 발굴된 20여개의 양피지 두루마리 조각에는 구약성서의 스가랴서와 나훔서의 일부가 그리스어로 적혀 있다. 내용 중 신의 이름은 또 고대 히브리 문자로 적혀있다고 했다.
IAA 발굴팀은 이 조각들이 로마 제국에 대항한 유대민족의 저항운동인 ‘바르 코크바의 반란’(132∼135년) 당시 이 동굴에 숨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해 서안의 동굴에서 발굴된 구약성서 사본과 유대교 관련 문서들은 ‘사해문서’(死海文書·Dead Sea Scrolls)로 불린다.
새로운 사해문서가 발견된 동굴은 1960년대 발굴 과정에서 40여 구의 유골이 한꺼번에 발견된 뒤 ‘공포의 동굴’로 이름 붙여졌다.
로프를 타고 절벽을 80m가량 내려가야만 동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도굴범 등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발굴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해문서는 1940∼1950년대 염소를 잃어버린 한 소년에 의해 서안 절벽에 위치한 쿰란 동굴에서 발견됐다. 제작연대는 기원전 3세기부터 1세기경으로 추정됐다. 이 사해문서가 첫 발견된 지 60년 만의 추가 발굴이다.
발굴팀은 이번에 성경 사본 이외에도 1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벽한 형태의 바구니와 동전들, 6000년 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화한 아동의 사체 등도 찾아냈다.
이후 이 ‘공포의 동굴’에서 도굴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피지 조각들이 나오자, 이스라엘 당국은 도굴범들이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유대 광야의 동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지난 2017년부터 해왔다. 유대 땅 사막 지대의 깎아지른 협곡에 파묻힌 동굴 500여곳을 뒤졌다.
이스라엘 하슨 IAA 이사는 “이번 발견은 동굴에 잠입한 약탈자들을 조사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도둑들이 발견하기 전에 동굴에서 발견되지 않은 모든 자료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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