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여자로 살았는데".. '남성' 판정 받은 유부녀

최민우 2021. 3. 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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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핑핑(가명)씨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갖고 태어났다.

당연히 평생을 여성으로 살았지만, 최근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측은 내분비내과 협진을 통해 핑핑이 여성도, 남성도 아닌 '간성(intersex)'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핑핑은 자신의 외모와 생식기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여성임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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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핑핑(가명)씨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갖고 태어났다. 당연히 평생을 여성으로 살았지만, 최근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월경을 한 적이 없어 걱정됐지만, 병원에서 몇 년 안에 월경을 할 것이라고 진단해 내가 여성임을 의심한 적 없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중국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핑핑은 얼마 전 발목을 다쳐 저장대 병원을 방문했다.

엑스레이상 유난히 발달하지 않은 핑핑의 발목을 이상하게 여긴 의료진은 추가 진료를 통해 그가 평생 단 한 번도 월경을 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병원 측은 내분비내과 협진을 통해 핑핑이 여성도, 남성도 아닌 ‘간성(intersex)’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펑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염색체 검사 결과, 핑핑의 핵형은 46,XY로 나타났다. 이는 전형적인 남성의 핵형으로 성별이 분명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성기만 놓고 보면 여성이지만 자궁과 난소는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며 “숨겨진 고환이 있나 찾아봤는데 없었다. 아마 나이가 들면서 퇴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핑핑은 자신의 외모와 생식기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여성임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결혼해 지금까지 임신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왔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핑핑은 선천성 부신 증식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 질병이 원인이 돼 ‘스와이어 증후군’이라는 성 발달 장애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XY유전자형을 가졌지만, 여성의 외형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X와 Y가 교차하며 SRY 유전자가 X염색체로 넘어가면 유전자는 XX지만 남성으로 여겨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을 중성이거나 양성이 아닌 ‘간성’으로 부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핑핑은 아직 어느 성별을 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저장대 병원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신체적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건 성 정체성을 재건하는 일”이라며 “심리적인 부담이 큰 탓에 회복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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