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영끌'했던 2030 "끌어모은 '영혼'까지 털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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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홈쇼핑 방송사에서 PD로 일하는 최준섭(35·가명)씨는 올해 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서울 영등포구에 집을 구입했다.
최씨는 "겨우 집을 마련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니 허무한 것은 물론이고, 어이없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지한경(29·여)씨는 "아무리 일해도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라 막막한데 이번 사태를 보니 허탈하고 배신감이 들었다"면서 "공공기관임에도 그동안 내·외부 감사에서 이런 일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 더 놀랍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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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취소돼야..강행 시 정말 나쁜 선례 될 것"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한 홈쇼핑 방송사에서 PD로 일하는 최준섭(35·가명)씨는 올해 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서울 영등포구에 집을 구입했다.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까지 모두 끌어모아 가까스로 마련한 집이다.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최씨는 한 고비 넘겼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태를 보고 허탈감만 늘었다. 최씨는 “겨우 집을 마련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니 허무한 것은 물론이고, 어이없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온·오프라인 상에서 2030세대들의 박탈감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 소위 영끌해 집을 마련한 이들마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연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LH 직원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현장 집회까지 나날이 이어지는 중이다.
직장인 지한경(29·여)씨는 “아무리 일해도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라 막막한데 이번 사태를 보니 허탈하고 배신감이 들었다”면서 “공공기관임에도 그동안 내·외부 감사에서 이런 일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 더 놀랍다”고 토로했다.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뒤 LH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들의 비난 여론을 비아냥대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 직장인 익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라인드’에서 한 작성자는 "어차피 한 두 달 지나면 기억에서 잊혀진다"며 "니들(국민)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을 빨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지난 8일에도 LH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28층이라 안 들린다. 개꿀"이라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규탄을 위해 모인 시위대를 조롱하는 내용을 블라인드에 올렸다. 4일에도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냐"면서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상황이 이렇자 땅 투기 의혹에 연관된 이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서영원(33)씨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도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부당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들이 페어플레이를 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며 “미래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엄중 처벌해 전례를 만드는 데 사태 해결의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땅 투기 사태의 중심에 선 3기 신도시 사업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씨는 “3기 신도시 사업이 취소돼야 숨겨진 투기 세력들이 이익을 취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강행하게 된다면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은 뻔하고, 투기 수법도 더 악랄하게 발전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LH가 진행 중인 사업들의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물론 이번 사태에 연관된 이들의 처벌이 선행 조건이다. 대학생 최의재(26)씨는 “투기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관련 정보를 미리 이용해 수익을 낸 사람들에 대해서는 확실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LH의 유의미한 사업들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그런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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