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0년' 씽크탱크 KDI, 1호 연구보고서 주제는?

김현정 2021. 3.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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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50년史 훑어보니..한국 경제사와 궤 같이해
최정표 원장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하겠다"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지난 10일 개원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간 1만7000건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경제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산업, 금융, 법경제, 거시 등 경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는 평가다.

KDI가 닉슨 쇼크 당시인 1971년 개원 직후 처음으로 냈던 연구보고서의 주제는 '구조조정'이다. 초대 KDI 원장인 고(故) 김만제 원장이 발간한 이 보고서는 '기업정리에 대한 의견'을 제목으로 구조조정 등 부실기업 정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기업구조조정의 효시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후 1973년 제3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발표와 함께 중화학 공업 육성에 국가적인 공을 들이게 되면서, KDI는 관련 경제적 타당성 분석과 재정자금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예산제도 개편 방안 연구에도 뛰어든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모형을 작성하는 등 측면지원도 맡았다.

1978년 제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경제안정화 대책 방향을 제시(1979년)해 거시경제운용 기조를 '성장'에서 '안정'으로 전환, 국가 개발 전략의 방향을 트는 작업을 했다.

경제·사회적으로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던 1980년대에는 공정거래법 제정(1980년)에 앞서 도입의 이론적 토대 구축작업을 맡았고, 1984년 수입자유화 계획과 관련해서도 개편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972년부터 KDI가 제안했던 국민연금제도가 1986년에 법 제정을 거쳐 1988년 시행됐고, 남북고위급회담이 개최된 1990년에는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설립해 통일 이후에 대비한 본격적인 북한경제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90년대에는 금융개혁과 외환위기 극복 등을 위한 정책대안과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씽크탱크 역할에 몰입했다. 1991년 금리자유화의 단계적 추진계획을 작성했고, 1993년 대통령의 긴급명령을 통한 금융실명제 실시에 앞서서도 철저한 보안 속에 연구진이 사전작업을 시행한 바 있다.

1998년에는 재난 상황에 준했던 IMF 외환위기 직후의 정책방향 수립에 나서며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포함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 외환위기 극복과 경제구조조정 정책의 기본골격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방향 연구(2004~2006년) ▲외환위기 이후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연구(2006년, 2008년)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제언(IMF 이후 분배구조 및 빈곤의 변화와 외국의 정책방향, 2000년) 등의 연구 성과를 내놨다. 외환위기 이후 중기재정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 '재정지출의 생산성 제고를 위하 연구(2004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돌파 이후의 국가 장기 전략을 정책설계로 풀어낸 '비전 2030(2006년)'등도 손꼽히는 성과다.

이후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2012년)', 2012년 세계 일곱번째 20-50 클럽 가입 당시에는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축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2011, 2012년)' 등을 제안했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정준칙과 관련해서도 2016년 '재정책무성 강화를 통한 재정건전성 제고방안'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밖에 '분배구조의 변화와 사회정책의 방향(2011년)', '세대 간 갈등의 분석과 상생 방안의 모색(2015년)', '60세 정년 의무화의 영향: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2019)' 등을 통해 세대간 갈등 분석과 상생 방안 모색에도 나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회 변화 연구 일환의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을 발간하기도 했다.

앞서 최정표 KDI 원장은 개원 50주년 기념식에서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경제협력 체계 재편, 디지털 전환, 저출산·고령화 등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새로운 시대는 KDI에게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면서 "KDI는 앞으로도 연구의 엄격함과 수월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사회구성원이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의 질 구현을 목표로 역동적인 경제 운영과 포용적 사회 구성을 위한 해법 제시에 매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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