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852일 만에 골' 김종우 "부활했다고? 70% 보여준 거다"

허인회 기자 2021. 3. 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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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어려운 시기를 딛고 일어선 김종우(광주FC)가 진짜 부활을 다짐했다.


김종우는 지난 10일 대구FC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터뜨렸고,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한도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3라운드 K리그1 베스트11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 종료 뒤 수훈선수로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2년이 축구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는데 오랜 만에 행복하다"고 밝혔다.


무려 852일 만에 터진 골이었다. 지난 2018년 11월 울산현대를 상대로 헤딩골을 터뜨린 게 마지막이었다. 도움과 베스트11 선정은 약 2년 만이다.


수원삼성에서 오래 활약해 온 김종우는 수원FC에서 임대로 뛴 시절만 해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매탄고와 선문대를 거쳐 수원삼성에 입단했다. 수원FC에서 보낸 프로 첫 해 34경기 4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수원삼성으로 복귀한 뒤 2017년부터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특히 2018년은 중원에서 수준급 탈압박과 패스 실력을 선보이며 '우만동 지단'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고, 감독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중용되지 않았다. 작년은 단 3경기 출장에 머물렀다. 이마저 장기 부상에 시달리다가 복귀했던 터라 경기력이 아쉬웠다.


김호영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로 광주 유니폼을 입은 김종우는 에이스 노릇을 해내고 있다. 장점을 발휘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이찬동, 김원식 등이 수비 커버를 확실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전방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풋볼리스트'는 12일 김종우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 지난 대구전에서 공격포인트를 2개나 올렸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아직도 현실감이 안 느껴져요. 너무 오랜 만이라 그런지 '그냥 1골 1도움 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요. 얼떨떨해요. (골 넣고 엄청 좋아하던데요?) 역전골이었잖아요. 1, 2라운드에서 졌기 때문에 이날 무조건 이기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지난 울산을 상대로도 공격적으로 하긴 했는데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해 부담감을 느꼈거든요. 당연히 골을 넣어서 좋았는데 얼떨떨한 것도 같이 있어요."


- 골과 도움, 베스트11을 모두 아주 오랜 만에 달성했네요.


"이번에는 뽑힐 만했다고 생각해요.(웃음) 우리 선수가 4명이나 있더라고요. 제가 2019년에 마지막으로 베스트11에 선정됐을 거예요. 그때 도움 1개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골도 2~3년 만이고요."


- 2018년 수원삼성 시절 이니에스타, 지단 등과 비교되기도 했잖아요. 당시 하이라이트 영상은 아직도 돌아다녀요. 최근 팬들의 칭찬이 자자한데 그때로 돌아가는 느낌인가요?


아직 3라운드밖에 안 됐고 제 몸상태는 100%가 아니에요. 70% 정도죠. 자신감이 아주 차오른 느낌은 안 들어요. 주변에선 다들 부활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대에 부응해드리기 위해 욕심이 생기고 있어요. 시즌이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자신감을 더 키우고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 올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 70%가 이정도면 100%는 얼마나 잘 하는 거예요?


100%가 되면 국가대표 노려봐야죠.(웃음) 우선 자신감이 중요해요. 저의 100%는 수원FC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경기력, 자신감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니까요. (수원삼성에서 잘 했던 2018년은요?) 당시 몸상태가 엄청 좋았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초반에 경기를 뛰며 플레이가 괜찮았는데 80% 정도였어요. 팬분들께서 국가대표를 거론하시면서 좋게 평가해주시더라고요."


- 반대로 작년은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요. 시즌 통틀어 3경기에 그쳤는데.


"작년 초반에는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었기 때문에 회복하는 즉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혼자 계속 운동했죠. 복귀하자마자 뛰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와 겹치는 포지션의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임생 감독님 계실 때 기회를 2번 받았는데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8월은 돼야 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다시 기용됐어요. 주승진 선생님이 감독대행 부임하신 뒤 첫 경기였죠. 제 몸부터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전반전 끝나고 바로 교체됐어요.


그러다가 몸상태, 멘탈 모두 100%에 가깝게 올리는데 성공했어요. 주승진, 김두현 선생님께 찾아가 기회를 달라고 말했어요. 간절했거든요. '뛰지 못해 분하다. 자신있다'며 제 마음을 전했어요. 하지만 증명할 기회조차 못 받았죠. 박건하 감독님 부임하신 뒤에도 컨디션은 계속 좋았어요. 동료 선수들도 저를 보고 준비된 것 같다고 말해줬을 정도로요. 끝내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는데 그래도 배운 게 있어요. 프로 6년 차가 돼서야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방법을 알았네요."


- 수원삼성 시절 욕을 많이 먹었지만 최근에는 칭찬으로 가득하네요.


"수원삼성 시절 질타를 많이 받아봐서 그런지 사실 이제는 그냥 덤덤해요. 축구선수가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욕먹는 직업이잖아요. 팬분들께서 좋게 봐주시니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일부러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 전 구단에서 기회를 주지 않던 스승들이 원망스럽기도 하겠어요.


"원망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후회는 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팬분들과 구단 자체에 대해선 전혀 악감정 없어요. 오히려 저를 프로 선수로 만들어준 고마운 곳이죠. 단지 저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네요. 후회하게 만들 정도로 잘 하고 싶어요."


- 수원삼성에선 활동량이 적은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광주로 이적한 뒤 엄청 많이 뛰더라고요.


"경기 끝나고 데이터를 뽑아내는데 3경기 연속 팀 내 2번째로 많이 뛰었어요. 1라운드가 12km 가까이 됐고, 2라운드는 10.7km. 광주 홈구장이 살짝 작은 편이라 거리 자체는 많이 안 나오는데 사실 더 힘들어요. 대구전은 82분 뛰고 교체됐는데도 2등 했더라고요. 수원삼성 시절에도 알고 보면 많이 뛰는 선수였어요. 풀타임 뛰는 경기에서 1~2번째였으니까요. 상대와 싸워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활동량이 적어 보인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지금은 보완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


- 수원삼성 신인 중에는 공 잘 차는 선수로 김종우를 뽑는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처음 입단했을 때 염기훈 형보고 엄청 놀랐어요. 다른 선수들과 다르더라고요. 신인들도 같은 느낌을 받는 게 아닌가... 죄송합니다(웃음). 사실 수원삼성 선수들이 가는 재활센터 트레이너 선생님께 들은 게 있긴 해요. 신인들한테 누가 공을 제일 잘 차냐고 물어보면 주로 저를 고른대요. 과찬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하죠."


- 다음 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인데.


"이길 수 있어요. 강팀이고 개인 기량이 모두 뛰어난 건 맞는데 우린 조직적으로 많이 좋아졌어요. 서로 믿고 의지해서 뛰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한 골 더 넣고 싶어요. (시즌 목표는요?) 10골 10도움이요. 어렵긴 하겠지만 목표를 크게 잡았어요. 사실 이정도 공격포인트면 시즌 MVP 급이잖아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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