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푹죽 터뜨리는 산수유꽃 보러가세!

2021. 3. 1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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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 유혹' 산수유 마을 소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봄기운이 완연하다. 한결 따뜻해진 기온으로 야외활동 하기에 좋다.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아름다운 꽃을 만나러 가보자. 산수유는 개나리·진달래 보다 먼저 노란 꽃을 터트려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 산수유꽃은 세 번 핀다. 꽃망울이 벌어지면 20여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 뒤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을 수줍게 드러낸다. 가을엔 붉은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 1번지’ 구례 상위마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 계곡이 노란빛 산수유꽃과 함께 그림 같은 풍경을 펼쳐놓고 있다.

전남 구례는 국내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힌다. 특히 산동면 일대의 마을은 온통 노란빛의 산수유꽃 일색이다. 가장 이름난 곳은 상위마을.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꽃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화를 그려 낸다. 마을 안쪽엔 오래된 돌담길이 남아 있다. 거무튀튀한 돌담과 노란 산수유꽃이 서정미를 더한다. 산수유 마을 전경은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된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 사이에 핀 산수유꽃이 일품이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과 산수유 군락이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계천리 현천마을에선 한적하게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진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始木)이 있는 곳이다. 할머니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높이 7m, 둘레 4.8m로, 수령이 1000년 쯤 됐지만 여전히 꽃을 활짝 피운다.

‘노랑+초록’ 의성 숲실마을

연초록 마늘과 어우러진 의성 숲실마을.

경북 의성에서 산수유 군락지로 이름난 곳은 숲실마을이다. 한때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꽃이 피는 마을로 유명하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산수유꽃 일색이다. 산비탈에도 냇가에도 담장 언저리에도 논두렁밭두렁에도 산수유나무가 지천이다. 이 일대의 산수유는 수령이 얼추 300년을 오르내린다. 3만여 그루에 달하는 산수유 노거수들이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폭죽처럼 터뜨린다. 노란 산수유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노란빛과 연둣빛이 어우러져 화사한 봄 풍경을 연출한다. 골짜기의 가장자리를 따라 약 4㎞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골짜기 가장 깊은 곳에 숲실지(화곡지)가 자리한다. 인근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경치가 절정이다.
양평 주읍마을·이천 백사마을

옹기로 장식돼 시골 정취를 풍기는 양평 주읍마을.

수도권에도 산수유 명소가 있다.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과 이천시 백사면이다. 양평에는 100년 이상된 산수유나무 7000여 그루가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매년 3~4월이면 노랗게 마을을 물들인다. 550년 전 조선시대 세조때 하사품으로 받은 시조목이 있는 주읍리, 산수유 군락지로 아름다운 내리 등이 대표적이다. 주읍리에서 산수유꽃을 제대로 즐기려면 마을회관에서 시작해 마을을 한 바퀴 도는 소담한 마을 안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시골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송말리·경사리 일대를 아우르는 산수유나무는 줄잡아 1만 그루 정도다. 그중에서도 도립리마을은 산수유나무 수천 그루가 밀집해 있어 이천 산수유마을을 대표한다. 가장 오래된 나무는 수령 500년에 가깝다. 마을 안쪽까지 1㎞도 되지 않아 마을 초입에서부터 걸어가는 것도 좋다. 마을 뒷산에 있는 오솔길은 호젓하게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원적산(634m) 중턱의 낙수제에 오르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돌담 위 노란 봄’ 군위 한밤마을

경북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은 나지막한 돌담이 집들을 둘러싸고 있다. 총연장 4㎞(10리)가 넘는 돌담길이 이어진다. 길은 넓었다가도 사람 몇 명만이 지날 정도로 좁아지는 등 미로와도 같다. 돌담은 사계절 저마다의 멋을 부린다. 봄을 맞아 노란 산수유가 그 돌담을 수놓는다. 여름에는 이끼를 잔뜩 머금고, 가을에는 발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와 조화를 이뤄 운치를 더한다. 겨울에도 앙상한 나뭇가지와 담쟁이 넝쿨이 돌담을 휘감아 운치있는 경치를 자아낸다. 한밤마을 돌담의 역사는 1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시대인 950년쯤 마을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터파기를 해 보니 1m 깊이까지 돌이 나오는 바람에 그 돌로 담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마을이 팔공산 끝자락에 위치한 탓에 오랜 세월 동안 큰 비에 휩쓸려 내려온 돌들이 이 일대에 쌓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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