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뜨거운 BL 웹드, K-콘텐츠 한 축으로 부상

류지윤 2021. 3. 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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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계약체결하며 전세계 공개
성소수자 바라보는 관점 변화·OTT 활성화 요인으로 분석

하위 문화로 여겨지며 마니아들이 음지에서 즐겼던 BL(Boy's Love)이 국내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BL은 남자 간의 사랑을 그린 여성향 만화, 소설, 게임 등의 장르 중 하나다. BL 작품은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서서히 마니아를 생성했고, 일본 만화와 소설을 통해 국내 여성들이 주로 소비해왔다.


소비층이 넓지 않아 고정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웹소설, 웹툰에 이어 웹드라마까지 범위를 넓히며 급부상하는 장르로 관심받고 있다. BL 웹드라마의 물꼬는 지난해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가 텄다. 황다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청춘의 한 가운데 선 열 여덞살 소년 태주와 그의 경호원 국의 로맨스를 그렸다.


총 8부작으로 만들어진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중국 웨이부 화제성 부문 1위, 일본 라쿠텐TV 한국 드라마 부문 종합 1위, 넷플릭스 방영 계약,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 전세계 200개국 극장판 개봉까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BL 웹드라마가 작품성과 인기를 동시에 가져가며 콘텐츠 양산 범위를 넓히자 제작의 편수가 늘어났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제작사 더블유스토리가 종합엔터기업 키위미디어그룹과 손잡고 '미스터 하트'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유 메이크 미 댄스'(You make me Dance) 제작을 발표했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제작진은 에너제딕컴퍼니, 에이치앤코에서 '나의 별에게'를 만들어 공개했다. '나의 별에게'는 공개와 동시에 사이트 접속이 폭주, 서버가 다운되는가하면 일본 라쿠텐 TV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 작품은 영화화돼 넷플릭스에서 지난 5일 공개됐다.


무빙픽쳐스컴퍼니와 이모션스튜디오의 공동 제작으로 만든 '위시 유: 나의 마음 속 너의 멜로디'는 마이네임 출신 강인수, 임팩트 이상, 달샤벳 수빈을 주연으로 내세워 지난해 12월 4일 공개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독판 버전을 볼 수 있다.


이미 BL 장르에 개방적인 일본과 동남아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새로운 영역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BL 웹드라마의 상승세는 여러가지 사회적 현상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OTT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양질의 새로운 콘텐츠에 갈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 동성애 코드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문법이 더해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성 소수자 차별 금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이슈 등, 다양한 성(性)을 바라보는 관점이 폭넓어진 것도 한 몫 했다. 콘텐츠에서 동성애 코드를 수용하는 범위가 과거에 비해 확실히 확장됐다. 최근 SBS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명절 특선 영화로 편성하면서 동성간의 키스신을 임의 삭제했다가 비난을 받은 것이 하나의 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웹툰과 웹소설로 동성애 이야기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TV 드라마가 동성애를 주 이야기로 다루기엔 아직은 부담스러운 처지다. 그러나 OTT 플랫폼에서 공급되는 웹드라마는 이야기나 수위를 지상파보다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다. 또 OTT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의 접근성은 높이고, 경제적인 부담감은 낮출 수 있다는게 성장세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BL 작품의 성장 속도가 빨라 더 많은 BL 웹드라마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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