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퀸'에서 내려온 양효진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이형석 2021. 3.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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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연속 1위, 올해 7위로 떨어져
"아쉬움 커, 내년이 기다려진다"
현대건설 양효진(오른쪽). IS포토

현대건설 양효진(32)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블로퀸(블로킹+퀸)'이다. 11년 연속 지켜온 '블로킹 1위'의 타이틀을 결국 내려놓게 됐다. 그러나 양효진은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며 담담해 했다.

양효진은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부동의 센터다. 2009~10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초로 블로킹 500개를 돌파한 뒤 통산 블로킹 1250개까지 달성했다. 그가 8년 연속 연봉퀸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번 시즌, 그는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오게 됐다. 21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517개로 전체 7위에 처져 있다. 현대건설이 한 경기만 남겨놓고 있어 타이틀 수성은 불가능하다.

그는 "솔직히 언젠가는 블로킹 연속 1위 기록이 깨질 것이라 여겼다.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1위를 지켰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블로킹에 애착이 컸는데, 감사하게 성과가 따라왔다"라며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꼭대기에서 내려온 양효진은 다시 고삐를 조인다. 그는 "올해 블로킹 1위는 어렵지만, 기술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배웠다"라며 "많이 돌아보게 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특히 타이틀을 놓고 경쟁 중인 선배들의 저력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현재 블로킹 1위는 우리 나이로 마흔한 살 정대영(한국도로공사·세트당 0.718개)이다. 이어 서른여덟 살 한송이(KGC인삼공사·0.709개)가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그는 "선배들이 1위 경쟁을 해서 신기했다"라고 놀라워했다. 이어 "내가 1위는 못하지만 (선배들을) 응원하게 됐다. 나도 점점 나이가 들며 체력 관리가 힘들더라"며 "언니들이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대단하다고 생각된다"라고 응원했다.

그는 여전히 여자 배구의 높이를 책임진다. 6개 구단 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득점 10걸(421점)에 포함되어 있다.

양효진에게 이번 '봄'은 낯설다.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고, 소속팀의 봄 배구가 좌절된 건 11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21일 현재 승점 33(11승 18패)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KGC인삼공사와 승점은 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있다. 지난 시즌 1위에서 올해 순위표 가장 아래로 떨어져 아쉬움이 크다.

그는 "우리의 경기력이 시즌 후반에 나오는 것 같아 시즌 마감이 아쉽다. 5일 GS칼텍스전에서 2-3으로 졌지만, 나름 괜찮은 경기를 했다. 유난히 시즌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 기분이다. 마지막에 좋은 경기력이 나와 더 해보고 싶은 시즌"이라고 밝혔다.

양효진은 벌써 다음 시즌을 기다린다. 그는 "내년이 또 기다려진다"라고 했다. 이어 "올해 (나와 팀 모두) 아쉽게 됐지만, 내년에 더 잘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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