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가 소개한 '입막음 테이프' 진짜 효과 있을까?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3. 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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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호흡을 하는 사람이라면 ‘입막음 테이프’가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JTBC 예능 ‘독립만세’ 캡처

‘입막음 테이프’로 깊은 잠을 자는 데 성공했다는 경험담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방송된 JTBC ‘독립만세’에서 방송인 송은이가 잘 때 입막음 테이프를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 화제가 됐다. 송은이는 “비염이 있는데, 입막음 테이프를 하니 입이 덜말라 좋다”고 했다. 입막음 테이프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가수 인디엔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입막음 테이프를 사용했더니 기침과 구취가 좋아졌다고 밝혔고,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NHS) 의사 알리 압달 박사는 입막음 테이프를 3주간 사용해봤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구강호흡, 생각보다 더 건강에 안 좋아

입막음 테이프에 관한 의학적 연구는 없다. 잘 때 입으로 숨 쉬는 구강호흡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게 알려지자, 그럼 입을 막아버리자는 발상에서 나온 꽤 직접적인 해결책 중 하나다.

실제로 수면 중 구강호흡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안 좋은 습관이다. 대표적으로는 입 냄새, 호흡기질환, 안면 비대칭 등을 유발한다. 침에는 다양한 면역 물질이 들어 있어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는데, 구강 호흡을 하면 침이 마르면서 충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강 세균 증식으로 입 냄새도 나게 된다. 또 코에는 있는 코털, 점액, 점막 등의 세균이 몸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어막이 입에는 없어 여과 없이 세균과 유행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감기, 천식, 폐렴 등의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중국 산동대 장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구강호흡을 하는 사람일수록 면역 기능이 저하됐다.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굳어지면 얼굴 모양까지 변형될 수 있다. 입으로 숨을 쉬면 턱이 앞으로 나오면서 혀의 위치가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축농증, 천식, 아토피성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에도 취약해진다.

구강호흡은 깊은 잠도 방해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는 “입을 벌리고 자면 혀가 뒤로 쳐져 기도가 막힌다”며 “호흡이 힘들어져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유발된다”고 말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과 같은 수면 장애는 수면 중 뇌가 적절한 독소를 제거하는 것을 막아 피로를 축적하고, 기억력을 저하하는 등 뇌기능을 떨어뜨린다.

◇구강호흡 한다면, ‘입막음 테이프’ 효과 있어

입막음 테이프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입을 벌리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기도가 확보돼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등 수면 장애 증상 등이 완화될 수 있고, 입을 통해 세균이 들어오거나 입이 건조해지는 상황도 막을 수 있다. 최지호 교수는 “평소 입을 벌리고 자거나 코를 고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치료 개념에는 없는 내용이라 그 효과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구강호흡이 없는 사람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이비인후과 송창은 교수는 “증명된 연구는 없어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이론적으로 입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 목이 마르거나 염증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막힘이 있는 경우가 아닌 구강 구조로 구강 호흡을 하는 사람에게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염이 있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어 코로 호흡이 힘들어 구강 호흡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무작정 입막음 테이프를 하고 잔다면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 호흡에 익숙해지기 위해 깨어있을 때 입막음 테이프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잘 땐 천장을 보는 자세가 아닌 옆으로 누우면 원활한 코 호흡을 할 수 있다.

◇구강 호흡하는지 알려면…

자신이 수면 중 구강호흡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코를 골거나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깊은 잠을 못 자거나 ▲입술이 자주 말라 있거나 ▲자는 도중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역류성식도염이 있거나 ▲피부가 거칠고 아토피·천식이 있거나 ▲이를 갈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증상 중 두 가지에 해당한다면 구강호흡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외에도 호흡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으로 ‘부테이코 호흡법’이 있다. 부테이코 호흡법은 우크라이나 출신 부테이코 교수가 구소련의 한 의과대학에서 천식 환자를 위해 만든 호흡법이다. 의자에 편하게 앉아 호흡을 안정하게 고른다. 숨을 내쉰 후, 들이쉴 때 숨을 반 정도만 들이마시고 코를 잡아 숨을 참는다. 시간을 잰다.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코로 숨을 내뱉는다.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시간을 잰다. 측정한 두 시간을 더했을 때 40~60초 사이라면 정상이고, 20~40초면 경미한 호흡 장애, 10~20초면 호흡 훈련이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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