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강원 수비에 꼬여가던 전북, 막판 10분의 저력으로 풀었다 

서호정 기자 2021. 3. 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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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전주] 서호정 기자 = 전북현대가 홈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위기를 넘겼다. 지난 시즌에도 두 차례나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강원FC의 강력한 수비와 카운터에 당하며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특유의 짓누르는 강공이 행운까지 겹치며 역전승을 만들었다. 김상식 감독은 "꼬인 것을 마지막에 간신히 풀었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에서 강원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나온 구스타보의 헤더가 강원 골키퍼 김정호의 대형 실책과 겹치며 역전 결승골로 이어졌다. 


흐름은 쉽지 않았다. 앞서 울산, 포항에 총 8실점을 하며 2연패를 당한 강원은 두터운 수비벽을 세웠다. 김병수 감독은 센터백 이병욱을 오른쪽 윙백으로 세워 전북의 돌격대장 바로우를 봉쇄하는 전략을 취했다. 촘촘한 파이브백에 공격진까지 사실상 전원 수비로 웅크리고 있다가 공격을 끊으면 빠르게 역습을 취하는 방식이었다. 전북은 전반에 최영준의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고, 후반 초반 일류첸코의 슈팅도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초조해졌다. 


후반 14분 전북의 집중력이 잠시 느슨해진 사이 강원의 선제골이 나왔다. 홍정호가 부상 치료로 그라운드 밖에 나온 사이 강원의 빠른 역습이 펼쳐졌고 김수범의 크로스를 쇄도한 김대원이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 후 강원은 한층 문을 걸어 잠그며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공고히 했다. 전북은 작년 강원에게 당한 2패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전반부터 김희곤 주심의 파울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전북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실점을 기점으로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그대로 끝났다면 김상식 감독의 얘기처럼 크게 꼬일 수 있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울산은 인천에 3-1로 승리했다. 만일 전북이 강원에 패하면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져 초반 순위 싸움이 힘들어질 수 있었다. 


후반 25분 구스타보와 류재문의 투입으로 전북 특유의 몰아치는 경기 운영이 시작됐다. 전북은 20분이 넘는 시간이 남았지만 전방의 일류첸코와 구스타보의 트윈 타워를 향해 빠르게 공을 투입하며 직접 공격과 세컨드볼에 의한 2차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강원 수비진도 적극적으로 크로스와 긴 패스를 끊었다. 오히려 역습 상황과 세트피스에서 김대원, 조재완, 고무열을 활용해 전북의 골문을 위협했다. 김대원의 결정적 슈팅이 나왔지만 송범근의 선방이 전북을 구했다. 


후반 39분 전북이 처음 매듭을 풀 실마리를 잡았다. 구스타보가 머리로 넘겨준 공을 잡은 김보경이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페인팅에 이은 예리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한숨을 돌린 전북은 계속 같은 방식으로 강원 수비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행운의 골이 터졌다. 이용이 길게 올린 공을 구스타보가 먼 거리에서 헤더로 연결, 평범하게 강원 골문으로 향하던 공을 강원 골키퍼 김정호가 흘리고 만 것. 앞서 날카로웠던 슈팅은 정작 골문을 벗어나던 구스타보의 헤더는 모두가 골이 될리 없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장면에서 골이 됐다. 


앞선 2경기에서 선발 출전시켰던 구스타보를 대기 명단에 두며 "후반 상황에 따라 구스타보를 투입해 다른 조합을 만들겠다"고 했던 김상식 감독은 행운이 따르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그는 "경기 중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대처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강원은 3연패에 빠졌지만 그래도 앞선 2연패는 다른 내용을 보였다. 김병수 감독은 전보다 더 수비에 밸런스를 두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지만 전북을 코너까지 밀어부치는 단단함과 매서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김병수 감독은 "승점 1점이라도 쌓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 초반 일정이 강팀들과 계속 이어진다. 선수들이 오늘 실망스럽겠지만 그래도 잘 추스르고 가야 한다"며 팀을 위로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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