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도 기성용처럼" 한석종, 언성히어로 넘어 에이스로 발전 중

허인회 기자 2021. 3. 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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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수원삼성 고공행진의 '공신' 한석종이 꾸준함을 바탕으로 최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석종은 작년 8월 상주상무에서 전역한 뒤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수원으로 이적했다. 김태완 감독 휘하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전방압박, 킥력, 수비력을 인정받아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가운데 수원을 선택했다. 수원을 고른 이유에 대해선 "어린 시절부터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구단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곧바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 잡고 좋은 경기력을 이어갔다. 박건하 감독 부임 후에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거듭났다. 박 감독은 전술적으로 큰 틀을 짜주고 경기장 위에선 창의성을 요구한다. 한석종은 세련된 킥력뿐만 아니라 빌드업의 시발점으로서 경기 운영 역할까지 맡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풋볼리스트'는 9일 한석종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 수원이 8년 만에 개막전 2연승을 했다. 작년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경기 전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알게 됐다. 원래 좋은 팀이었는데 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런 성과를 거두게 돼 전부 감사하다.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수원FC전에 집중하고 싶다. 팬분들이 응원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더 크게 보답해드려야 한다. 작년 초반은 상주에 있었기 때문에 수원을 상대하는 입장이었다. 외부에서 본 수원은 선수들끼리 단합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 수원으로 이적하고 박 감독님이 오셨을 때 수원 정신을 강조하셨다. 그때부터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 많은 활동량과 투철한 수비가담을 하는 동시에 세련된 킥력까지 가지고 있다. 특히 넓게 벌린 좌우 윙백들에게 찔러주는 롱패스가 좋다.


수비적으로는 스리백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한다. 감독님의 특별 주문이다. 공격할 때는 전환 패스를 많이 하려고 한다. 내가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된다. 감독님이 틀을 잡아주시고 선수들은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떤 패턴을 주로 사용하나?) 우선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늘리기보다 공간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동료에게 연계해주려고 한다. 상대가 한 쪽으로 쏠려있을 땐 반대로 빠르게 전환한다. 넓게 선 윙백들에게 뿌려주면 상대의 공간이 벌어지고 중앙에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상대 수비를 한 명이라도 더 줄여줄 수 있다. 김태환, 이기제가 일대일 능력이 좋고, 김민우, 고승범은 배후 침투가 좋기 때문에 가능하다.


- 지난 시즌보다 고승범, 김민우와 중원에서 호흡이 좋아진 것 같다.


서로 믿다보니 여러 가지 시도도 해보게 되고 자신감도 찼다. 뒤에는 내가 있고, 앞에는 고승범과 김민우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공격에 가담하면 두 선수가 커버해준다. 이제 눈만 마주쳐도 어떻게 주고받아야 할지 알게 됐다. (뚜렷한 대체자가 없기 때문에 팀을 위해선 부상 방지와 카드 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최성근 형과 어린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실력에 비해 큰 주목을 받고 있진 않다. 그래도 수원 팬들만큼은 한석종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


우리팀 팬들은 애정을 갖고 보시기 때문에 내가 뛰는 게 눈에 띌 것이다. 타 구단 팬들이나 축구 관계자들에게는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았나. 포지션 때문이라는 말은 핑계다. 기성용, 손준호 같은 선수들은 나와 같은 위치에서도 에이스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따라갈 수 있다. 두 선수가 있어서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개인 수상 욕심도 날 것 같다.) 우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다보면 좋은 일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숭실대 시절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상했다. 수비적인 재능이 원래 있던 선수였는데 프로 입단해서 수원으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수비의 비중이 아주 크진 않았다.


당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수비 쪽으로 많이 치우치다 보니 좋은 상을 받게 됐다. 이전까지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경수 감독(현 수원 코치)님이 수비형으로 서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재미를 느끼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갖춰야할 부분에 대해 많이 배웠는데 지금까지 유용하게 쓰고 있다.


강원으로 입단하고 나서부턴 중앙 미드필더였다. 인천유나이티드와 상주 때도 공격적으로 많이 했다. 그러면서 공격,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모두 익숙해졌다. 수원에선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주셨으니 재미있게 하고 있다. 경기력도 좋다.


- 계속 FA 신분으로만 이적을 했다. 강원FC에서 인천, 인천에선 계약을 끝내고 상주를 거쳐 수원으로 갔다.


당시 강원이 승격을 했는데 1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로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설 자리가 사라졌다. 3년간 뛰었던 팀이었기 때문에 남아서 경쟁해볼 생각도 했지만 나한테는 경험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인천으로 이적했다. 인천에선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던 2017년 안데르센 감독님이 오시고 입지가 불안정해졌다. 그러던 중 해외 구단의 오퍼를 받았다. 하지만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못 가게 됐다.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인천에서 1년을 더 뛰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때 부상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악재가 터져버렸다. 이적을 한 뒤 입대를 할까, FA 신분으로 입대를 할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했다. 김태완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있다. 나를 신뢰해주지 않으셨다면 실직자가 될 뻔했다. 다행히도 여러 구단의 러브콜이 왔다. 결말은 다들 아실 거다. 어렸을 때부터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수원을 선택했다.


- 강상우(포항스틸러스)가 여러 인터뷰에서 한석종을 자주 언급했다. 상주 시절 룸메이트였는데 몸관리에 충격을 받았다고. 10시만 되면 무조건 취침하고 몸에 좋은 음식만 먹는다는 게 사실인가?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안 먹는 정도다. 탄산음료 안 마시고 술, 담배는 일절 안 한다. 상우도 1월 1일부로 탄산음료 끊겠다고 했는데 실패한 것 같다. 상우가 요즘 너무 잘나간다. 연락 안 해서 저번에 내가 먼저 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잘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인터뷰하면 항상 자기 이름을 언급해달라고 하더라. 예전에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잘하는 만큼 관심도 많이 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보기 좋다.


- 수원FC와 5년 만에 수원 더비를 펼친다. 상대의 2경기 성적이 1무 1패로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기본에 충실해 준비를 잘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집중해서 막아야할 선수는 한승규와 이용지다. 공을 잘 차고 득점력이 좋은 미드필더다. 경기장에서 많이 부딪힐 것 같다. 우린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근접하게 만들겠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꾸준하게 한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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