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아시아계 향한 폭력 규탄.."비겁한 행동"

안희수 2021. 3.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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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이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냈다. 게티이미지

데이브 로버츠(50) LA 다저스 감독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확산된 미국 내 반(反)아시아 정서를 규탄했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로버츠 감독이 최근 다저스 구성원 전원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를 아시아인에게 돌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 "비겁한 행동이다.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사회적 분노가 아시아계를 향해 표출되고 있다. 이유 없는 모욕과 폭행이 자행되고 있다.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업장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업주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례도 많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6일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가 전년 대비 149%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뉴욕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열렸고, 조 바이든 정부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했던 대만계 농구 선수 제레미 린은 지난달 26일 개인 SNS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을 토로했다. 린은 "NBA에서 9년 동안 뛴 베테랑이라는 사실도 내가 코트 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글을 올렸다. "'인종차별을 겪지 않는다',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말을 듣는 것에 지쳤다"고도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향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실태를 지적하며 "미국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 민족에게 책임을 돌렸던 역사가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며 다시 비슷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전염병을 아시아계 탓으로 돌리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다양한 인종에게 기회를 열어준 다저스 구단 역사를 되짚어 경각심을 주려고 했다. 그는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뿐 아니라 노모 히데오(일본), 박찬호(한국), 첸진펑(대만) 등 다양한 국적 선수들이 뛰었던 구단"이라며 "다저 스타디움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는 공간이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힘입어 다양한 팬층을 보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일본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돈 와카마츠 시애틀 전 감독 이후 아시아계로는 두 번째로 MLB 감독이 됐다. 미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의롭지 않은 상황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 동료 커뮤니티를 포용하는 이들과 함께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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