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시장" 박영선에 안철수·김진애 샌드위치 압박

남수현 2021. 3. 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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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세상은 여성다움이 이끌어 간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일 『파우스트』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서울 안국동 선거사무소에서 첫 여성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박 전 장관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생활에 제한을 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이 돼야 한다”며 “(파우스트의 구절처럼) 여성다움이 이끄는 즐거운 도시가 성공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차별 없는 일터 만들기’ 등 6가지 여성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을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경력단절녀’는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할 개념”이라면서다. 구체적으로는 가족돌봄을 책임지는 노동자에 대한 차별 금지 조례 제정, 남성 육아휴직 통계 공표 및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약속했다.

▶여성기업 제품 의무 구매 비율 제도 도입 ▶성평등 임금공시제 확대 시행 ▶여성 1인가구 스마트 안심 호출기 지급 ▶공공의료 체계 내 ‘여성 건강센터’ 설치 ▶젠더 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센터 지원 강화 등의 공약도 제시됐다.


“첫 여성 서울시장”외치는데 김진애·안철수 샌드위치 압박

이번 선거가 전임 남성 시장의 성 비위 문제로 치러지는 만큼 박 전 장관은 기회가 될 때마다 “첫 여성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해 왔다. 지난 4일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패배해 서울시장 레이스에 남은 유일한 여성 후보가 되면서 이 구호를 앞세우는 빈도가 높아졌다.

‘여성’은 캠프 구성에서도 중심 콘셉트다. 21대 여성 초선인 이수진(동작을)·고민정·강선우 의원을 각각 비서실장·대변인·수행실장 임명했다. 수행실장이나 비서실장은 지금까지 통상 남성들이 맡아온 자리다. 7일에는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화제를 모았던 강경화 전 장관이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경쟁자들은 여성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어필하는 박 전 장관이 지고 있는 ‘박원순 리스크’를 파고들고 있다. 당장 범여권 단일화 상대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7일 박 전 시장에 대해 “가장 큰 과오는 성희롱에 대해 흠결이 있었다 해도 아무 설명 없이 황망하게 떠나버렸다는 사실이다. 그의 족적은 눈부시다”라고 두둔한 뒤 “민주당 후보도 좀 더 명확하게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내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정책 브리핑 시작 직전에도 “피해 여성께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며“피해자 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 전 의원과는 다른 방향에서 공격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박 후보의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박 후보는) 전임 시장 장례식은 물론 장지까지 따라간 사람 아닌가.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맹비난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안철수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장지에 간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같은 날 오전엔 9일 임기가 끝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처음 주재하는 제1차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박 전 장관 선거 사무소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공동선대위원장인 최고위원들과 기동민 서울 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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