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업데이트는 개악" 영세자영업자들의 깊은 한숨

나건웅 2021. 3.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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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배민 업데이트 때마다 매출이 뚝뚝 떨어집니다.”

음식점 사장님 한숨 소리가 점점 깊어진다. 원흉으로 지목된 것은 배달앱 ‘배달의민족’이다. 지난 1월 14일과 2월 2일, 배민이 잇따라 진행한 앱 업데이트 이후 배달 주문 건수가 급감했다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갈수록 대형 프랜차이즈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배민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중이다.

지난 1월 업데이트에서 문제가 된 것은 새로 생긴 검색 필터 ‘배달 팁 낮은 순’이다. 해당 탭을 누르면 배달 팁이 저렴한 순으로 음식점이 노출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기능이지만 사장님 사이에서는 ‘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달 팁을 낮춰야 한다는 부담은 둘째. 기존 상위 노출을 위해 기꺼이 지불해온 광고비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분노가 더 크다.

지난 2월 시행된 업데이트도 공분을 샀다. 바로 ‘검색창’ 변화다. 배민 검색창을 터치하면 ‘현재 이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하고 있는 키워드 순위’가 뜬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비슷한 방식이다. 하지만 검색 상위에 오른 키워드는 대부분 유명 프랜차이즈 상호다. 한 배달전문 브랜드 대표는 “개인 매장을 아무리 많이 검색해봤자 전국 대형 프랜차이즈 검색량을 따라갈 수 없다. 이번 업데이트는 유명 브랜드를 찾아보도록 이용자를 유도하는 꼴이다. 네이버조차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하는 요즘, 이렇게 시대에 역행하는 업데이트를 하다니 개탄스럽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금의 배민이 있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누가 뭐래도 동네 영세 사장님이다. 가뜩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힘든 요즘, 대형 프랜차이즈에만 유리한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행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해 얻은 ‘배신의민족’이라는 오명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점점 굳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민은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9호 (2021.03.10~2021.03.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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