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살 조카 살해한 이모 부부 인간이 아니었다

2021. 3. 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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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조카를 물고문 등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이모 부부가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달 여자 조카의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했다.

이들은 당시 조카가 욕조에 빠졌다고 119에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한 명은 조카의 몸을 제압하고 한 명은 고개를 누르는 식으로 아이를 학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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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조카를 물고문 등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이모 부부가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7일 밝힌 당시 정황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지난달 여자 조카의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했다. 이들은 당시 조카가 욕조에 빠졌다고 119에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한 명은 조카의 몸을 제압하고 한 명은 고개를 누르는 식으로 아이를 학대했다. 3시간가량 플라스틱 파리채로 아이를 마구 때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조카가 이 집으로 온 후 총 14차례 학대 행위가 있었다.

심지어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했다니 이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혹행위 과정을 수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무속인인 이모는 “아이가 귀신에 들린 것 같아 때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변명이 어린 조카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참혹한 범행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인이 사건’으로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자녀 체벌 금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게 불과 두 달 전 일이다. 아동학대 방지 제도가 강화되고, 국민의 경각심은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그 후에도 20대 친부모가 생후 2주일밖에 안 된 갓난아이를 때려 숨지게 하고, 엄마가 3살짜리 아이를 빈집에 방치해 사망하게 하는 등 잔혹한 아동 대상 범죄가 잇따랐다. 사회적 공분과 입법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아동학대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땜질식 처방으로는 안 된다. 정부는 개별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근본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재발 방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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