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H 감싼 변창흠 조사단서 빼고, 국수본 명운걸고 수사하라

2021. 3. 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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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변 장관은 앞서 불거진 광명·시흥 투기 의혹의 대다수가 본인이 LH 사장이던 때 발생했기 때문에 필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용의자를 비호하는 장관이 주도적으로 조사를 하면 그 결과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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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LH 사장 출신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변 장관은 최근 한 기자에게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산 것은 아닌 것 같다. 개발이 안 될 것으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같다”고 했다. 또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것은 바보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고도 했다. 투기 의혹을 부인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이 발언이 보도된 다음 날인 지난 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변 장관을 불러 질책했으나 변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문제가 된 행위가 따지고 보면 불법적이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변 장관은 이후 사과했지만, 이번 사건을 대하는 그의 기본적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변 장관은 앞서 불거진 광명·시흥 투기 의혹의 대다수가 본인이 LH 사장이던 때 발생했기 때문에 필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변 장관이 조사 주체로 정부 합동조사단에 포함된 것은 말이 안 된다. 용의자를 비호하는 장관이 주도적으로 조사를 하면 그 결과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변 장관은 당장 합동조사단에서 빠지고 겸허한 자세로 조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7일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변 장관 문책 여부에 대해 “기본적 상황을 파악한 뒤에야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변 장관이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음 주에 1차 조사 결과가 나오는 만큼 성역 없이 모든 책임을 확인하고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와 별개로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번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에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 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 감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을 꾸린 상황이다. 국수본은 3기 신도시 지역 첩보를 수집한 뒤 정부 합동조사단이 수사 의뢰를 하면 신속히 수사할 방침이다. 올해 초 출범한 국수본이 처음 맡는 대형 사건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경찰의 역량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질 게 분명하다. 수사력 검증대에 처음 오른 국수본은 명운을 걸고 수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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