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명 관중 탄성 자아낸 기성용, 마스터키 귀환

수원FC와 홈개막전 선발로 나서 서울 승리 견인
정확한 킥 능력 과시, 후반 6분 나상호 골 도움

‘마스터키’ 기성용(FC서울)이 돌아왔다.

기성용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홈경기서 선발로 나와 후반 27분 교체될 때까지 72분을 소화하며 서울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서울은 홈 개막전에서 박진섭 신임 감독에게 올 시즌 첫 승리를 안기고 승점 3을 얻었다.

지난달 27일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서 선발로 나선 기성용은 몸에 이상을 느끼며 전반 36분 만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이후 기성용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그는 건강한 몸으로 복귀해 홈팬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최근 성폭행 의혹을 받으면서 정신적으로도 흔들릴 법한 기성용이지만 완벽한 경기력으로 팬 성원에 보답했다.

오스마르와 함께 더블 볼란치를 형성한 기성용은 후방에 치우쳐 공수 조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전성기 시절 선보였던 정확한 롱 킥은 아직 살아 있었다. 전반 14분과 17분 하프라인 부근서 양 사이드에 전진해 있는 윙백 동료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하며 클래스를 보여줬다.

기성용이 멀리서 자로 잰 듯한 패스를 건네자 관중석에서는 “와~”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완급 조절에 집중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공격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기대감이 쏟아졌다.

전반 20분에는 상대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막아내려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파울을 범하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다행히 수원FC의 득점이 무산되면서 기성용의 적극적인 태클이 빛을 발휘한 셈이 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서울의 득점이 터지지 않자 전반 중반부터 기성용은 좀 더 전진해 공격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전반 24분 팔로세비치와 절묘한 2대1 패스를 주고 받았고, 40분에는 박주영이 내준 패스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벽에 가로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부터 매서웠던 기성용의 발끝은 마침내 후반 6분 빛을 발휘했다.

후방에서 전방의 나상호를 향해 정확한 롱킥을 배달했다. 기성용의 발끝을 떠난 공은 정확히 나상호의 발끝에 떨어지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기성용의 어시스트로 서울은 2-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기성용은 적절한 완급 조절을 통해 흐름을 계속해서 서울 쪽으로 이끌었고, 홈 개막전 승리까지 안기며 ‘마스터키’의 귀환을 알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