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를 공략하라①] '집콕'에 무거워지는 몸, 숨어 웃는 '홈트' 시장

박정선 2021. 3. 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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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확찐자' 급증..평균 5.8kg 체중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부추긴 '홈트' 열풍
홈트 관련 상품 전년 대비 103% 증가
ⓒ픽사베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인 회사원 김모(33)씨는 약 6개월 사이 체중 8kg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주로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야외 활동이라곤 매주 한 번 회사에 가는 것, 가끔 동네 산책을 나가는 것이 전부인 생활을 하다 보니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물론 작년에도 새해 목표가 다이어트였지만, 올해는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홈트(홈트레이닝)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365일 다이어트 중’ ‘다이어트는 365일 풀지 못하는 숙제’ 등의 말이 나올 정도로 다이어트는 늘 대중의 관심거리다. . 매번 새해 목표로 다이어트를 언급한다. 거창한 계획과는 달리 매번 실패로 돌아가는 일도 허다하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더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로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체중이 불어난 사람들이 급증했다. 이들을 확진자에 빗댄 신조어 ‘확찐자’(살이 확 찐 자들)라는 말도 등장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비대면 알바채용 알바콜은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성인 남녀 981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이후 체중 변화’를 주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2.7%가 체중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2월 이후 설문시점까지 1년여 동안 증가한 체중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조사됐다. 평균 5.8kg였다. 이는 평균 운동 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조사에서 코로나19 유행 이전 평균 운동 시간은 4.9시간이었는데, 이후 1.9시간으로 3시간 줄어들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여파로 운영을 축소 내지는 중단한 영향도 있어서, 운동에 들이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집콕족이 늘면서 홈트 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평소 운동을 즐겼던 사람들은 다중 이용 시설인 헬스장과 체육시설이 문을 닫자 집에서라도 운동을 하겠다며 홈트에 뛰어들고 있고, 운동을 하지 않던 이들도 활동량이 적어짐에 따른 체중 증가로 홈트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채널A

코로나 이전에도 홈트는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집에서 간단한 기구나 맨 몸으로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성장세를 보이고 있던 터였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홈트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체부가 전국 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국민 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국민생활체육조사’(조사기준 기간 2019년 9월~2020년 9월)에서 자가 시설(가정 내 체육시설·도구 이용, 맨몸운동) 이용률은 0.5%p(3.3%→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스마트스토어에서 팔린 상품을 분석해보니 요가·필라테스 관련 용품은 전년 대비 103%, 헬스용품은 83% 성장률을 기록했다.


보다 전문적인 운동 코치를 위해 집에서 1:1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은평구의 한 필라테스 강사 임모(32)씨는 “기존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듣던 고객들이 방문 트레이닝이나 온라인 연결을 통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초에만 해도 방문 트레이닝에 조심스러워 하는 기색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조금씩 수업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저의 경우 센터에서는 단체와 개인 수업을 병행했기 때문에 실제 수익이 증가하진 않았지만, 기존에 홈트레이닝만 했던 강사 친구의 경우 지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5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임씨는 “홈트레이닝을 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체로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의 이동량이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센터에 방문하는 것보다 집에서 안전하게 운동을 하길 원한다”면서 “방문 트레이닝은 철저하게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한 맞춤식으로 진행되고,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집이라는 환경의 이점과 이동 시간 절약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를 계기로 앞으로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홈트 뿐만 아니라 ‘확찐자’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다이어트 관련 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홈쇼핑에서도 집콕족을 위한 운동 관련 용품과 건강 혹은 다이어트 식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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