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존 청결제, 코코 샤넬의 트위드 재킷? 여성의 물건들

2021. 3. 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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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자유는 어디에서 왔을까? 여성의 해방을 위한 투쟁사를 들여다보기 전에, 이 물건에 담긴 이야기부터 귀 기울여보자.
「 ① 세탁기 」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 주부들은 매일 청소와 빨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일상의 너저분함으로부터 가정을 지켜왔다. 세탁기는 여성을 그런 고된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켰다. 2009년 바티칸 교황청은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세기 세계 여성해방에 가장 크게 기여한 물건으로 ‘세탁기’를 꼽기도 했다.
「 ② 브라렛(안티 코르셋) 」
근세 유럽 여성은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부각하기 위해 허리 건강의 악화를 무릅쓰고 코르셋을 입었다. 브래지어는 현대판 코르셋으로 불린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가슴을 가리기 위해 브래지어를 입고, 브래지어를 보이지 않게 하려고 나시를 입는 수고와 불편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갑갑한 와이어와 패드를 생략해 가슴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인 브라렛의 유행이 그런 의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 ③ 실리콘 보형물 」
최초의 유방 확대술은 1962년 텍사스에서 행해졌다. 유방 확대술로 대표되는 성형수술은 많은 여성이 후천적 노력으로라도 이상적인 체형을 가지고 자신감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사회적으로 이상화된 여성상에 스스로를 가둔다는 비판도 따른다. 성형은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바꾸고 표현할 권리일까, 아름다움에 대한 자가당착일까?
「 ④ Y존 청결제 」
Y존 케어는 은밀하지 않다. 다만 세밀한 자기 관리일 뿐. 나아가 우리는 다음과 같이 반문하며 Y존 케어는 파트너를 위해 하는 일이 아닌 여성 스스로의 건강과 위생을 위한 것임을 증명한다. 여성을 위한 청결제는 1천여 종이 넘는데, 왜 남성을 위한 청결제는 없는 거야?
「 ① 딴스홀 」
1932년에 언론인 최의순이 일제강점기 조선 지식인의 문화 잡지 〈삼천리〉에 기고한 글을 보면, 당대에 댄스홀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옛 생각을 버리지 못한 덜된 남성들 머리를 깨우칠 기회가 될 것이며. 둘째, 남녀가 서로 교제하는 데서 ‘남자’, ‘여자’ 하는 관념을 버리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녀가 유별한 시대를 지나 독립된 개인들이 같은 공간에서 평등하게 문화를 향유하는 움직임이 조선에서도 태동하고 있었다.
「 ② 메데이아 」
고대 그리스 연극인 메데이아는 영화,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대중문화에서 오마주되는 복수극의 원형이다. 외도를 저지른 남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진 남성의 잘못을 보복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메데이아를 최초의 페미니스트라 평가하기도 한다. 〈부부의 세계〉 원작인 BBC One의 드라마 〈닥터 포스터〉 역시 이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땄다.
「 ③ 브론테 자매의 동상 」
샬럿의 〈제인에어〉부터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 앤의 〈아그네스 그레이〉까지. 브론테 자매의 소설은 영문학사에 이름을 아로새기며 여성들이 글을 쓰도록 고무했다. 요크셔의 작은 마을 하워스에 설립된 세 자매의 동상은 여성을 기념하는 공공 기념물이 드문 시대에 세워져 여성 작가로서 사회적 인정을 받았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 ④여성 잡지 〈코스모폴리탄〉과 〈신여성〉 」
여성 잡지는 여성들이 아내와 어머니라는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었다. 1920년 3월 김일엽이 창간한 〈신여자〉와 1923년 천도교 주도로 창간한 〈신여성〉은 조선의 여성해방운동을 상징한다. 1886년 미국에서 주부지로 시작한 〈코스모폴리탄〉은 1960년대에 이르러 많은 싱글 커리어 우먼들이 페미니즘적 이슈를 탐구하도록 권유했다.
「 ① 웨딩 슈트 」
빅토리아 여왕의 하얀 웨딩드레스는 현대 신부 패션의 전형이 됐다. 하지만 순백의 드레스에는 복종과 순종을 서약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의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면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아름답게 바라보던 의식도 바뀌고 있다. 하얀색 대신 컬러 드레스를 선택하거나 바지 형태의 실용적인 웨딩 슈트를 입는 신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 ② 코코 샤넬의 트위드 재킷과 블랙 미니드레스 」
코코 샤넬은 패션으로 여성해방을 이뤄낸 디자이너로 평가된다. 그의 혁신 중 하나는 여성 패션에서 터부시되던 트위드 소재를 도입했다는 점. 화려하기만 한 여성복 스타일을 탈피하고 편안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여성들에게 선물했다. 또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도록 치맛단을 무릎 길이로 잘라 치렁치렁한 드레스 자락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코르셋 시대에 강요됐던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는 대신 몸의 실루엣이 부각되지 않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남성의 색이라 치부되던 검은색을 여성복에 적용해 여성 패션의 지평을 넓혔다.
「 ③ 잔느 투상과 팬더 」
루이 까르띠에가 여성 디렉터인 잔느 투상을 후임자로 임명한 일은 패션계에서도 파격적인 행보였다. 대부분 남성인 주얼리 장인과 보석 세팅 장인을 여성인 그가 이끌어야 한다는 걸 의미했으니 말이다. 진취적인 여성으로서 남성 세계에서 존재감을 증명하며 ‘팬더’라는 별명을 얻었던 투상. 그의 비전이 까르띠에의 시그너처 타임피스, 팬더에 담겨 있다.
「 ④ 생 로랑의 르 스모킹 」
1960년대에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었다. 1960년대 여성해방운동에 눈을 돌린 이브 생로랑은 당당한 여성을 위한 턱시도를 여성용 이브닝 웨어 스타일로 재해석한 르 스모킹을 선보였다. 당시 이브닝 행사에서 남자는 턱시도, 여자는 화려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는 오랜 관습을 타파하고 여성복의 장르를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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