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소상공인 위해 써달라" 100만원 수표 내민 기초수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을 덮친 지난겨울, 모두 어려운 시기였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곳을 먼저 돌아보는 이들이 있었다. 이런 마음이 모여 그 겨울은 어느 때보다 더 따뜻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보다 오히려 성금이 늘어난 모금 캠페인 얘기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지난 2월 15일까지 ‘2021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으로 성금 133억 2000만원과 260억 2000만원 상당의 식료품·생활용품·방역용품이 답지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25개 자치구와 서울사랑의열매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말연시 모금 운동이다. 성금과 물품 규모는 전년도(378억 8000만원)보다 3.9%가량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캠페인 기간이 코로나 3차 대유행과 맞물려 모금액이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어려운 사람이 많을 거라는 마음에서였는지 오히려 모금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기부자들은 연령대나 직업이 다양했다. 강서구 어린이집·유치원 원아들은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사랑의 저금통 동전 모으기’로 모은 성금 1400여만원을 소아암 환우를 위해 기부했다. 송파구의 한 어린 형제는 한 푼 두 푼 모은 용돈 30만원을 내놨다. 송파구 한 어린이집은 바자회 수익금을, 노원구의 또 다른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간식을 판매한 수익금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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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 두 푼 모아 기부한 고사리 손들
설 명절, 주변 이웃에게 든든한 식사 한 끼 제대로 챙겨주라며 쌀과 김치를 대량으로 놓고 간 익명의 주민들도 있었다. 노원구의 한 기초생활수급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내 소상공인을 위해 써달라며 몇 년 동안 모은 돈 100만원을 기부했다.
개인뿐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협동조합·봉사단·소상공인·기업 등에서 나눔의 손길을 전했다. 서울시는 기부받은 물품을 캠페인 기간 홀몸 어르신, 장애인, 한부모가정 같은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했으며 성금은 복지 사각지대 주민과 저소득 위기가구에 생계비·의료비·주거비 등으로 연중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금 일부는 저소득 청년의 자립자금과 위기가구 긴급지원에 활용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2021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보내주신 성금과 성품이 곳곳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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