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아던 총리가 최고의 리더인 이유_요주의 여성 #7

양윤경 2021. 3. 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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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대담하고 공감할 줄 아는 리더. 80년생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리더십.
ⓒGetty Images

다가오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는 누구일까 떠올려봤습니다. 〈타임즈〉 〈포브스〉 〈포츈〉 등의 매체에서 꼽은 파워 우먼 리스트를 보면, 맨 위에는 어김없이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라 있습니다. 뒤를 이어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급상승 중이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멜린다 게이츠 등의 이름도 보입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름,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가 있습니다.

1980년생인 저신다 아던은 2017년 만 37세 나이로 총리직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젊은 행정부 수반이 되었습니다(이 기록은 2019년, 만 34세의 산나 마린이 핀란드 총리로 취임하며 깨졌습니다).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여성의 투표권을 보장한 나라이며, 저신다 아던은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이기도 합니다. 그는 진보적이고 합리적이며 공감과 통합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국제적인 관심 속에 뉴질랜드의 새로운 미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1 코로나19를 물리치다 」
여전히 지구의 거의 모든 나라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금, 햇살 아래 마스크 없는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나라. 뉴질랜드가 ‘코로나 청정국’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저신다 아던 총리의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이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귀 기울여 초기부터 국경을 차단하는 등 엄격한 봉쇄 조치를 취한 덕분에 지난해 6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그 이후에도 확진자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저신다 아던은 국제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2020년 과학 인물 10인’ 중 유일한 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 2 테러 위기 속에 꽃핀 리더십 」
총기 사건의 피해자와 포옹을 나누는 저신다 아던 총리. ⓒGetty Images
코로나19 이전, 저신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이 화제가 된 또 다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2019년 3월 15일, 한 이슬람 사원에서 벌어진 뉴질랜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아던 총리는 즉각 이를 ‘명백한 테러’라고 규정하는 한편, 사건이 발생한 지 6일 만에 모든 군대식 무기와 반자동 소총의 판매를 금지하는 단호한 대처를 보여줬습니다. 한편 히잡을 쓴 채 피해자 가족을 찾아 껴안고 위로하는 진심 어린 모습은 충격에 빠진 뉴질랜드 국민에게 포용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가해자에 대해서 언급한 다음 연설도 유명합니다. “그는 테러리스트이자 범죄자입니다.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 것이며,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해 주길 간청합니다. 가해자의 이름 말고, 우리가 잃어버린 이들의 이름을 말해주세요. 그는 악명을 원했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에게 이름조차 주지 않을 것입니다.”
「 3 지구와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들 」
인권과 환경에 관심 많은 진보적인 총리의 지휘 하에 뉴질랜드에는 ‘국민 행복’을 위한 여러가지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 중입니다. 특히 뉴질랜드 정부는 기후 위기에 있어서 초강력 대응을 보여주고 있는데, 2050년까지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획기적인 법안을 통과시킨 것. 또한 선거운동 당시 남녀 임금 격차 문제를 내세웠던 저신다 아던은 2020년 7월 동일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자신의 공약을 하나 더 완수했습니다.
「 4 생리 빈곤 타파 」
‘생리 빈곤(period poverty)’이란 말을 아시나요? 매달 꼭 필요한 필수재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 때문에 저소득층 여성들이 생리용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떠오른 말입니다. 이번에도 저신다 아던은 빨랐습니다. “인류의 절반이 겪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인해 학생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전국 초중고 학교에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5 프라이드 퍼레이드 」
저신다 아던 총리가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즐기는 모습. ⓒGetty Images
저신다 아던은 LGBT 권익 향상을 위한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여한 뉴질랜드 최초의 수상이기도 합니다. 2018년 2만5천여 명의 군중과 함께 오클랜드 거리에 나선 그는 말했습니다. “세상 어디에 살든 누구나 내 자신을 축하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아던 총리는 과거 몰몬교 신도였으나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교리에 실망을 느껴 현재는 종교가 없다고 합니다.
「 6 출산휴가를 간 비혼모 총리 」
출산 후 파트너와 함께 미디어 앞에 선 저신다 아던 총리. ⓒGetty Images
저신다 아던 총리는 워킹맘입니다. 2017년 총리 선출과 동시에 임신을 하고 이듬해 여름, 딸 네브(Neve)를 낳았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재임 도중 출산을 한 국가지도자가 된 것이죠. 6주간 출산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아던 총리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갓난아기를 안고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육아는 주로 파트너인 클라크 게이포드(TV 낚시 프로그램을 맡았던 방송인)가 맡고 있는데, 오랫동안 동거와 약혼을 유지해온 두 사람의 결혼식이 임박했다는 소문!
종종 딸과 함께 외부 행사에 참석하기도 한다. ⓒGetty Images
「 7 내일을 위하여 」
2020년 뉴질랜드 총선에서 가뿐히 재임에 성공한 저신다 아던은 지난 11월 새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마우리족 출신으로 뉴질랜드 사상 여성 최초로 외무부 장관에 오른 나나이아 마후타를 비롯해 여성, 원주민, 성소수자를 두루 포함하며 “역사상 가장 다양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내각. 이런 새로운 ‘원 팀’이 이끄는 내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나이 많은 남성들이 주도하던 정치 무대에 더 많은 여성과 젊은이들이 필요한 이유를, 바로 지금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찬양하고 애정하고 소문 내고 싶은 별의별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 ‘요주의 여성’은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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