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231억 쓴 임대주택 태양광.."전기료 월2000원 절약"

최은경 2021. 3. 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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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 설치 업체만 배불려"
SH공사 "설치 가이드라인 마련"
서울의 한 임대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나무 그늘에 가려져 있다. [사진 이성배 의원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임대주택에 설치한 태양광 미니발전소의 전기요금 절감효과가 공사 추정치의 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태양광 패널이 그늘진 곳에 설치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SH공사 측은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일 국민의힘 소속 이성배 서울시의회 의원이 S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H공사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임대주택 총 316개 단지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4만7326기를 설치했다. 태양광 미니발전소는 50W~1㎾ 미만 소형 발전소로 아파트 베란다에 주로 설치한다.

미니발전소 한 기당 설치비는 48만9000원. SH공사가 개인부담금 9만9000원을 지원해 임대주택 거주민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SH공사가 지난 6년간 미니발전소 설치에 들인 예산은 231억원가량이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세용 SH공사 사장에게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그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다”며 태양광 미니발전소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그 근거로 강서구 가양동·방화동의 임대주택을 들었다. 미니발전소가 아파트 1·2층에 설치돼 나무에 가려진 데다 남향이 아닌 방향의 저층에 설치돼 그늘진 패널을 다수 발견했다는 주장이다.

이성배 서울시의회 의원은 위 사진처럼 PWI(순간 전력생산량)가 13W(와트)일 때 하루 최대 태양광 발전 시간이 3.2 시간임을 생각하면 하루 41.6Wh의 전력이 생산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이성배 의원실]


그는 “실제 가가호호 방문해 전력 생산량을 확인한 결과, 순간 전력생산량이 4W(와트), 13W 등이었다며 하루 최대 태양광 발전 시간이 3.2시간임을 고려하면 하루 12.8Wh(와트시), 41.6Wh의 전력이 생산되는 것으로 이는 SH공사가 밝힌 시간당 발전량 300W에 훨씬 못 미친다”고 했다.


“주민들 제대로 설명도 못 듣고 패널 설치해”

이 의원은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10곳 정도 돌아봤을 때 대낮임에도 순간 전력생산량이 100W 이상인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신청만 하면 효율이 떨어지는 위치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결과적으로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H공사에 따르면 미니발전소를 설치하면 시간당 300W 발전량을 기준으로 한 가구당 월 5000원, 연간 6만원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미니발전소가 설치된 전체 세대에서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은 28억3900만원 정도다.

이성배 서울시의회 의원. [이성배 의원실]


이 의원은 “주민들에게 태양광 설치 효과를 물어보자 대부분 절감효과를 느끼지 못했다거나 체감해도 월 1000~2000원 정도라고 답했다”면서 “월 2000원으로 계산하면 전체 세대가 연간 절감하는 금액이 11억원 정도로 비용만큼 효과를 보려면 20년 이상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태양광 패널 철거비와 수리비까지 고려하면 그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이 의원은 “태양광 패널은 일조량이 풍부한 곳, 전기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오는 곳 등에 설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무분별한 태양광 미니발전소 사업으로 이득을 본 곳은 패널 설치업체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반 아파트는 태양광 패널 설치 시 집주인이 본인부담금을 9만~24만원을 내야 해 수지타산 여부를 따져보게 되지만 임대주택은 신청만 하면 설치해줘 자세한 설명을 못 듣고 설치하는 주민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주민은 패널이 창을 가린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김세용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일조량을 따져보고 태양광 패널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에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전제 아래 주택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간과했다”며 “효율을 모니터링 해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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