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감독 신뢰 속에 "문제점 파악하겠다" 다짐
"스트레스는 받지 않습니다. 몸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올해 첫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 4일(한국시각) 뉴욕 메츠를 상대로 3분의 2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로 측정됐다.
MLB 데뷔를 앞둔 지난 시즌이었다면, 선발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을 수도 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김광현은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은 3선발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제구와 구속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을 파악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서서히 이닝을 늘려가면서 좋은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로저딘 스타디움에 비가 내려 경기 개시가 지연됐다. 비에 흠뻑 젖은 마운드 사정도 좋지 않았다. 결국 첫 타자에게 왼쪽 외야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맞았다. 1회 1사 1·2루와 1·3루에서 연이어 적시타도 허용했다. 이때 김광현이 한 번 강판했다가 재등판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회 도중 김광현을 교체했던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2회 김광현을 다시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MLB 사무국은 이번 시범경기를 앞두고 '3월 14일 이전까지 열리는 경기에 한해,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공 20개를 넘게 던지면 스리(3) 아웃 전이라도 이닝을 끝내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특별 조항을 도입했다. 실트 감독은 이미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 김광현을 위해 바로 이 규정을 활용했다. 1회의 어려운 흐름을 일단 끊고, 2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예정된 투구 수(35개 안팎)를 채울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교체'보다 '교대'에 가까운 '강판 후 재등판' 해프닝으로 김광현의 팀 내 입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김광현은 2회 1사 후 케빈 필라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이날의 39번째 공을 던졌다. 감독은 두 번째 교체를 지시해 첫 실전의 숙제가 끝났음을 알렸다. 김광현은 "제구가 흔들렸고, 구속도 잘 나오지 않았다. 1회 투구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서 2회 다시 나갈 때는 밸런스를 잡으려 했는데 잘 안 됐다"고 자평하면서 "비디오 영상을 보면서 다시 분석하겠다. 올해가 정말 중요한 시즌이라는 걸 잘 안다. 정규시즌이 시작하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트 감독도 "김광현은 지금 적응하는 단계다. 단지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첫 등판 성적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감쌌다. 또 "김광현은 지난 시즌 초반 활약이 대단했다. (팀 간판 투수인) 웨인라이트와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 1회보다 2회에 더 나은 공을 던졌고, 김광현이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김광현에 이어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34)도 시범경기 출격 준비를 마쳤다. 토론토 선의 롭 롱리 기자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류현진이 6일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고 공개했다. 류현진의 첫 실전 상대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올스타 출신 투수 맷 하비가 상대 선발 투수로 나온다.
마운드가 약한 토론토는 구원 투수 커비 예이츠를 영입해 뒷문을 보강했다. 그러나 에이스를 제외한 선발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류현진은 무거운 책임감과 큰 기대를 등에 업고 이적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한다. 올해 첫 실전인 6일 시범경기가 신호탄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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