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최초로 '다양성 리포트' 발간한 이유

강경루 2021. 3. 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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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권위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4년부터 자체 다양성 기준을 충족해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영화 주제와 제작 과정, 유통에 이르기까지 여성과 인종,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비중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수립하려 젠더·인종·민족성·장애 등 22개 항목의 다양성 지표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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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글로벌 콘텐츠 공세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
넷플릭스 다양성 리포트. 넷플릭스 제공

미국 최고 권위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4년부터 자체 다양성 기준을 충족해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영화 주제와 제작 과정, 유통에 이르기까지 여성과 인종,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비중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카데미의 이런 다양성 정책은 앞으로 지구촌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콘텐츠 유통의 미래로 떠오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에서도 다양성 확보를 향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 OTT 선두주자 넷플릭스가 USC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팀과 37페이지로 발간한 다양성 보고서는 그 증거다. 자사 콘텐츠에 투영된 다양성을 여러모로 평가한 이번 보고서는 넷플릭스의 향후 콘텐츠는 물론 다른 OTT 업계에도 연쇄작용을 일으킬 전망이다.

연구팀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수립하려 젠더·인종·민족성·장애 등 22개 항목의 다양성 지표를 활용했다. 2018~2019년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공개한 126편의 영화와 180편의 TV시리즈를 대상으로 배우·프로듀서·작가·감독 등 제작진 구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콘텐츠의 다양성은 19개 항목에서 매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색 인종 여성감독 비율이 높아졌으며, 여성 크리에이터의 비중 역시 늘어났다. 주연도 남녀 캐스팅이 적절히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2420명의 주연 가운데 55.8%가 남성, 44.1%는 여성이었고 여성 주연 비율은 2018년 38.9%에서 이듬해 41.1%로 꾸준히 증가했다. 단독 주연과 공동 주연, 주요 출연진의 흑인 배우 비율도 오름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인구 구성상 라틴 아메리카계나 중동·북아프리카계, 아메리칸·알래스카 원주민, 하와이 원주민 출연 비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특히 “장애가 있는 인물의 출연 비중을 매우 낮다”며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교사 안은영'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임직원과 제작진 다양성 증진이 출연진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한 넷플릭스는 향후 5년간 1억 달러 규모 창작발전기금을 조성해 투자하고, 전 세계 콘텐츠 산업 인재들을 발굴·훈련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다양성 조사를 2년 주기로 진행하고 다른 국가에서도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공격적인 글로벌 콘텐츠 공세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TV 시리즈를 시작으로 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여러 문화를 담은 로컬 이야기들을 쏟아내 왔다. 꾸준한 자체 평가는 여러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는 넷플릭스가 젠더·인종·장애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의 힘을 확인한 결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최근 ‘브리저튼’ ‘퀸스 갬빗’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보건교사 안은영’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같은 여성 중심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올해는 다국적 출연진이 등장하는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도 내보일 계획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다양성을 위한 중요한 초석을 놓았다. 향후 넷플릭스와 업계 전반에 다양성이 만드는 변화의 바람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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