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클래스' 오류에 수업 혼란..교육부 뒤늦게 "보완예정"
“코로나 2년차 개학인데도 준비가 안 됐네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사 A씨는 새 학기 시작 후 쌍방향 원격 수업을 제대로 못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 ‘EBS 온라인 클래스’로 학생들과 화상 수업을 하려 했지만, 학기 첫 날은 물론 4일에도 계속 오류가 발생해서다. 급한대로 '줌(ZOOM)'에서 화상 수업을 열었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접속하지 못했고, 결국 ‘e학습터’ 영상 시청으로 수업을 대체했다. A교사는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라는 정부가 플랫폼도 제대로 갖춰놓지 않다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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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오류 잇따라
새 학기가 시작한지 3일이 지났지만, 온라인 클래스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교사와 학생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클래스는 교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이다. 쌍방향 수업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화상 수업과 채팅, 동영상 편집 기능 등을 추가했는데 첫 날부터 곳곳에서 문제가 나왔다. 교사와 학생이 쌍방향 수업에 입장하지 못하거나, 교사가 만든 동영상 콘텐트가 올라가지 않기도 했다. 또 교사가 학생들의 진도를 알 수 없고, 학생이 수업을 들어도 안 들었다고 표시되는 오류도 잇따랐다.
교사들은 급하게 ‘줌’이나 ‘구글 클래스룸’ 같은 민간 플랫폼에서 수업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개학 첫날 온라인 클래스에서 계속 접속 오류가 발생해 급하게 ‘줌’으로 바꿨다”며 “고교생이라 줌으로 전환하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는 혼란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신건철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교사‧학생을 도우려고 만든 플랫폼이 오히려 학교 현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코로나19 2년차를 맞아 원격수업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열의에 찬 교사들이 많았는데, 플랫폼이 뒷받침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학생‧학부모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온라인 클래스가 제대로 작동하다가 갑자기 오류가 발생하는 일도 적지 않아서다. 초등 5학년 딸을 키우는 박모(43‧서울 관악구)씨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시어머니와 집에 있는 아이가 갑자기 쌍방향 수업이 안 된다고 연락이 와서 난감하다”며 “어제는 휴가 내고 아이를 돌보다가 별 문제가 없어서 출근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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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 시간 턱없이 부족"
온라인 클래스 오류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는 4일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발생한 접속 지연 오류를 개선했고, e학습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날 온라인 클래스 학생 진도율 확인과 시간표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발생했지만, 야간 작업으로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날 오전에도 제대로 안 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무슨 소리냐”며 “교육부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예상된 혼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온라인 클래스 개편을 지난해 10월에 착수했고, 개학일인 3월 2일에서야 정식 개통했다. 2월 15일부터 시범운영을 했지만, 오류를 개선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신 회장은 “적어도 2월 초에는 시스템을 개통해 1~2주 정도 시범운영하면서 오류를 개선하고, 1~2주 정도 정상운영하면서 나머지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며 “새학기 시작하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 클래스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다 보니 자잘한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 것 같다”며 “3월 첫째 주를 적응기간으로 보고 교사들 의견을 수렴해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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