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연 "절친 이청아 붙여준 별명 '밝지연', 열정 많고 행복해"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지난 2020년은 박지연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쓴맛 가득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루비'(감독 박한진)에서 시청률로 폐지 압박을 받는 PD 서연 역으로 첫 장편 타이틀롤을 맡은 것.
수많은 필모그래피 중 '루비'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은 박지연은 엑스포츠뉴스에 "제가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현장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 어떤 상업영화 현장보다 훌륭한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극 중 서연이라는 인물이 예민하고 기존에 제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는데 감독님 덕분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 또 '루비' 덕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레드 카펫도 밟아보고 처음으로 제 얼굴이 나온 포스터의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고 선물 같은 시간들이었다. 비록 관객 수는 저조했지만 영화 봐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했다. 이 작품 덕에 에무시네마에서 '배우 박지연' 전을 열기도 했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다는 점에서 박지연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박지연은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과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 "모든 작품이 저에겐 도전이기 때문에 저에게 오는 작품은 다 기꺼이 도전할 준비가 됐다"고 당차게 답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고,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이창동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 배우(인물)를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가시지 않나. 저는 ‘오아시스’를 최고의 멜로라고 생각한다. 사랑스럽고 아프며 따뜻한 사랑 영화다. 그런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언젠가 꼭 하고 싶다. 또 한편으론 요즘 SF 장르물이 많아지고 있지 않나.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장르라서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상상력도 풍부해야 할 거 같아서 많은 훈련이 될 거 같고, 어렵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박지연의 개인 SNS를 살펴보면 반전 매력이 가득하다. 영화, 드라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것과 180도 다른 밝고 쾌활한 모습이 많은 것. 그래서 별명도 '밝지연'이란다. 박지연은 "'밝지연'은 절친인 이청아 배우가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20살 때부터 함께 붙어 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함께 있으면 20살 때로 돌아가는 거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제 실제 성격은 긍정적이고 평범한 것 같다. 좀 엉뚱한 부분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전형적인 O형이라고 하더라. 남에게 폐 끼치는 거 싫어하고 싫은 소리도 잘 못한다. 물론 집에서는 화를 내는 것 같지만(웃음). 많은 배우들이 그렇지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지 않나. 저도 제 안에 다양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단 사악함은 아직 집에서만 드러내는 거 같다. (이런 모습들을) 언젠가 작품에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박지연은 "관심사, 취미도 특별한 게 없다. 영화 보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걷는 걸 좋아한다. 저의 행복은 작품을 끝내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다. 그게 저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이자 힐링이다. 현재의 고민들 그게 연기든 무엇이든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좋다. 혼자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 하는 것도 좋아한다. 생각도 정리도 되고 뭔가 명료해지니까. 또 하루를 열심히 살고 나서 침대에 누울 때 너무 행복하다. ‘오늘 수고했다’하면서 저를 토닥여준다. 같이 사는 분(남편)이 요즘 저를 보면 열정도 많고 행복한 것 같다고 하더라. 아마도 작품을 하고 있어서 조금 더 안정적인 마음상태인 것 같다"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러냈다.
지난 2005년 '공공의 적 2'이 첫 작품인 박지연은 어느덧 데뷔 17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2009년도라서 데뷔 12년 차라고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동안 참 꾸준히 달려왔구나, 버텨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도 다른 일을 해볼까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지연은 '이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정말 다른 요행을 바라지 않고 열심히만 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버텨 갈 수 있었던 건 제 주변의 동료들 덕분이었다. 이 일을 함께 해오면서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고 그런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늘 노력하는 배우, 박지연은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어떤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저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 안에서 그 인물 자체로만 보여진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한 인물을 보며 함께 기뻐해 주고 아파해주고 화가 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거기에 그 인물이 사랑까지 받게 된다면 그건 정말 행운이지 않을까. 배우는 작가가 쓴 작품에 인물을 창조해내는 도구인데, 도구로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건강한 배우. 믿음을 주는 배우로 기억해 주실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에스더블유엠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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