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대 의대생도 방탄소년단으로 한국어 공부
영국 명문 셰필드대학생들이 방탄소년단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4일 KF(Korea Foundation,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이근)는 2021년 봄 학기부터 영국 셰필드대에서 ‘Learn! KOREAN with BTS’ 교재를 활용한 KF e스쿨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미들베리칼리지, 프랑스 고등사범대, 베트남 탕롱대, 이집트 아인샴스대 등에 이어 영국에서는 최초 개설이다. KF는 올해 미국, 영국, 일본, 베트남 등 총 8개국 11개 대학에서 BTS 한국어 정규 학점 강좌를 개설한다.
셰필드대는 영국의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러셀그룹(Russell Group)에 속한 명문대로 40여 년 전부터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이 대학의 한국학과는 한 때 학생 수 부족으로 학과 폐지 위기도 겪기도 했다. 그러나 KF 교수직 설치 지원과 현지 교수진의 노력,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2020년 학생 수가 130여 명에 이르렀고, 신입생 수도 일본학과와 중국학과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셰필드대의 ‘KF e스쿨 BTS 한국어 강좌’ 개설은 지난해 12월 확정되었지만, 실제 강의가 시작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영국 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로 고강도 봉쇄조치가 이어져 집합수업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교재를 전달하기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KF는 외교부,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주영한국교육원의 협조를 받아 현지 교수진들에게 교재를 전달했고, 교수진들은 이를 다시 각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했다. 학생들은 선물 같은 패키지 교재를 수령하고 직접 인증샷을 찍어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0일 시작한 ‘KF e스쿨 BTS 한국어 강좌’에서는 학생 40여명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각자의 공간에서, 책상 한 켠에 ‘Learn! KOREAN with BTS’ 한국어 교재를 펼쳐두고, 모니터 건너편의 한국 교수의 영상을 보며 한국어를 배운다. 강좌는 한국외대의 교수진과 셰필드대의 교수의 코티칭(co-teaching, 협업 수업)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셰필드대의 이세리 교수는 “코로나로 캠퍼스가 문을 닫은 상황이라 절반 정도 축소한 규모로 강좌를 오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원자가 많아 수용 가능한 최대 인원을 선발하여 세 개의 반을 구성하게 되었다. 학부생부터 박사생까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수강한다”며, “한 의대생은 병원 실습 중에 짬을 내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정도로 학습 열기가 높다”고 현지 소식을 전해 왔다. 또 “온라인 수업이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미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구성된 교재, 함께 구성된 소리펜은 학생들이 예습과 복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F는 작년부터 빅히트 에듀, 한국외대와 함께 ‘해외 한국어 학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민・관・학 협력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KF e스쿨’ 사업 모델에 빅히트 에듀와 한국외대 허용 교수 연구팀(한국어콘텐츠연구소)이 공동 개발한 한국어 교재를 결합한 신규 사업이다. 해외 대학들과 협의 후 BTS 한국어 강좌를 송출함으로써 현지 한국어 정규 강좌 개설・운영을 돕는다.
이근 KF 이사장은 “‘KF e스쿨 BTS 한국어 강좌’는, K-pop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관심과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하며, “KF는 올해 e스쿨 출범 10주년을 맞아 ‘e스쿨 2.0’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한국학 강의 Provider’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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