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61조6600억 가진 이 남자..부자가 된 비결은 '블대리'
돈으로 돈을 번 남자, 마이클 블룸버그(79) 전 미국 뉴욕시장이 또다시 통 큰 기부로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세계 부호 명단에서 22위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하버드 대학에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를 기부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대학에 수백억원대 기부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앞서 그는 모교인 존스홉킨스대에 30억 달러(약 3조3600억원)을, 코넬대에 2억 달러(약 2240억원)을 내기도 했다. 포브스는 그가 올해 기준 549억 달러(약 61조66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럼에도 이번 기부가 특별한 건 혜택을 누리게 될 이들 때문이다. 개발도상국 시민도, 빈곤층도, 사회적 약자도 아닌, 세계 각국의 전 시장(市長)들이다. 하버드대는 블룸버그가 이번에 기부한 기금으로 교수 10명을 채용해 전 세계 도시 지도자들의 자기계발과 모범 사례 공유 등을 위해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7년 시작돼 6개 대륙에서 시장 400여 명, 공무원 1300여 명을 교육한 ‘블룸버그 하버드 도시 리더십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를 세계적인 거부(巨富)로 만들어 준 건 현 블룸버그 통신의 기초가 된 실시간 금융정보 제공 단말기다. 지금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애용하는 단말기다. 1년 사용료가 대리급 직장인 연봉과 맞먹어 한국에선 일명 ‘블대리’로도 불린다. 단말기가 처음 나온 1980년대엔 각 증권회사가 일일이 금융 정보를 모아야 했는데, 블룸버그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석 도구까지 갖춰 인기를 끌었다. 91년 뉴욕타임스(NYT)에 제공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고, 이후 단말기 이름을 딴 회사는 라디오와 TV, 잡지 등을 갖춘 경제 전문 미디어 그룹으로 발전했다.
그가 블룸버그를 창업한 건 잘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66년 존스홉킨스대를 졸업한 뒤 당시 증권사였던 살로만 브라더스에 입사했지만, 81년 회사가 합병되면서 잘렸다. 이때 받은 퇴직금 중 일부인 400만 달러로 회사를 창업한 게 훗날 부의 씨앗이 됐다.
막대한 부를 거머쥔 그는 정계에 뛰어들었다. 2002년 뉴욕시장에 당선된 뒤 3선에 성공해 12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그는 수차례 백악관 입성을 꿈꿨다.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도 나섰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밀리면서 중도 사퇴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경선 기간에 쓴 돈은 5억 달러(약 56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당시 CNN은 상대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 “블룸버그가 7억 달러를 하수구에 흘려보냈다”며 “(그의 별명인) ‘미니 마이크’를 빼곤 평판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니 마이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작은 키를 두고 지은 별명으로, 당시 외모 비하로 논란을 불렀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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