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소경제 딜레마..경유차 300만대 분 미세먼지 배출 논란

신준섭 2021. 3. 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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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설적이게도 '친환경' 문제다.

주요 3개 산단에서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의 양만 해도 경유차 950만여대가 연간 뿜어내는 미세먼지의 30% 수준에 이른다.

정부가 수소경제 육성책을 통해 확충하기로 한 개질수소의 경우 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은 거의 없지만 대신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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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생수소, 생산 과정에서 미세먼지 배출
2017년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량 30% 수준
이산화탄소도 나와..'탄소 중립'에도 부정적

수소경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설적이게도 ‘친환경’ 문제다. 수소차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구동 방식 자체는 친환경적이다. 전력을 생산하면서 배출하는 물질이 물밖에 없다. 하지만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만큼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현재 한국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주요 3개 산단에서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의 양만 해도 경유차 950만여대가 연간 뿜어내는 미세먼지의 30% 수준에 이른다. 유해물질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도 문제다. 수소 생산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진정한 친환경 연료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수소 생산 방식, 미세먼지 부른다
수소는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생산한다.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 방식과 액화천연가스(LNG)에 높은 온도·압력을 가해 수소를 얻는 ‘개질수소’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외 태양광·풍력에서 얻은 전력 중 남는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이 있다. 한국의 경우 부생수소가 주류를 이루며 최근에는 수소경제 육성 차원에서 개질수소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중이다.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전해 방식은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니다.

문제는 부생수소의 경우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점이다. 유해물질 배출량이 만만치 않다. 3일 환경부의 ‘국가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대표적 석유화학단지인 대산산업단지와 울산산업단지, 여수산업단지 3곳에서 나오는 NOx와 황산화물(SOx)은 각각 1만2174t, 6만9011t에 이른다.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미세먼지도 1807t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17년 기준이다.

NOx는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이다. 공기 중에서 물·암모니아와 화학반응을 통해 질산염 미세먼지가 된다. NOx 배출량만 놓고 보면 2017년 기준 연간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4만601t)의 30%에 해당한다. 당시 경유차 등록대수가 957만6305대인 점을 볼 때 300만대 이상의 경유차가 뿜어내는 미세먼지가 수소를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셈이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주범인 SOx까지 함께 배출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SOx는 주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NOx와 SOx가 모두 미세먼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로 변환될 확률이 높다”며 “(미세먼지 배출과) 상당한 수준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만? 이산화탄소도 나와
미세먼지 외에 이산화탄소까지 나온다는 점 역시 현행 수소 생산 방식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든다. 정부가 수소경제 육성책을 통해 확충하기로 한 개질수소의 경우 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은 거의 없지만 대신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 제조 과정에서도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주요 석유화학단지에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기술이 도입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정부 입장에서는 수소경제 자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현재로서는 수소가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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