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한국 상륙 한달 성적표는?

이승연 2021. 3. 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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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앱의 선두 주자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상륙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계의 넷플릭스로 꼽히는 스포티파이가 지금까지 한국 서비스가 안 됐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같은 늦은 론칭 시기가 의아할 만하지만, 국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이 기존 서비스들로 안정화돼 있던 만큼 진입 문턱이 높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 입장에서 한국은 글로벌 확장 여정에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한국은 디지털 포용성이 높기로 전 세계에서 손꼽힐 뿐 아니라, 스포티파이가 2014년에 K팝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스포티파이 플랫폼을 통한 K팝 청취 비중이 2000% 이상 늘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매력도는 높은 셈이다. 국내 유저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론칭은 기존 해외 계정을 쓰던 팬들은 물론, 유튜브나 애플뮤직 등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 중인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다가왔다. 때문에 일찌감치 높은 성적표를 기대했지만, 실제는 어떨까. 약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진 눈에 띌 만한 이용도를 끌어오진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론칭부터 채 한 달이 안 돼가는 시점에서 아직까지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현재 국내 사용자들은 기존보다 다양해진 해외 음악 시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뽑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사의 음원 확보 난항과, 해외 시장에 비해 요금제 설정 선택지가 낮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먼저, 스포티파이 연관검색어 중 ‘스포티파이 아이유’가 화제다. 스포티파이는 론칭 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과 계약을 마쳤지만, 아이유 등이 소속된 카카오M과는 협의 중에 있다. 한국 시장에서 한국 노래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반쪽 서비스’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요금제 부분은 뜨거운 감자이다. 국내 스포티파이 요금제는 가입 이후 7일 무료 체험, 세 달 동안 한 달 요금(1만900원)으로 체험(6월 30일까지), 이후 프리미엄 1인 청취 기준 월 1만900원(부가세 포함 1만1900원), 2명 동시 청취는 월 1만6350원(1만7985원)으로 측정했다. 기존 타 음악 스트리밍 브랜드 이용료와, 스포티파이 해외 요금제에서 학생 요금제, 가족할인 요금제, 광고 시청을 통한 무료 이용 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 이용료는 예상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이에 대해 박상욱 스포티파이코리아 매니징디렉터는 지난 8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듀오 상품의 경우 국내 시장에 없던 형태지만 스포티파이가 전방위적으로 노력해 선보인 결과로, 이용자 2명이 월 8000원대에 각각 개인화된 계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며, “모든 이용자가 전 세계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무료 음원 서비스 등) 그런 부분에 맞춰 지속적으로 준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내 음원 서비스의 경우 “국내 이용자와 아티스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레이블, 유통사 등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 국내 음악 스트리밍 생태계의 동반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하니,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겠다.

스포티파이(스포티파이 앱 화면 갈무리)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청취자의 입맛에 맞추다

스포티파이에서는 그 흔한 실시간 차트나, 데일리 차트100 등이 앱 메인 화면에 뜨지 않는다(국내외 주간 음악 차트 섹션이 있지만 크게 주력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시장별 맞춤형 음원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 서비스에선 톱(TOP), 장르별, 테마별, 아티스트별 플레이리스트를 새롭게 마련했다. 팝, 힙합, 인디, OST, R&B 등 다양한 한국 음악을 망라한 ‘스포티파이의 장르’들이다. 또 드라이빙, 운동, 휴식, 로맨스, 파티, 건강, 집중, 수면 등 콘셉트별 플레이리스트들도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행복’에 관한 추천 리스트를 살펴보자. 정바스·이고도 ‘Cotton Candy’, 송희란 ‘Go On’, 샤이니 ‘Marry you’ 등 3시간 42분짜리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졌다. 대중적인 가수들도 있고, 이름만 들어보거나, 나만 알고 싶은 가수들까지도 왕왕 발견할 수 있다. 유튜브 뮤직의 장점인 콘셉트화된 플레이리스트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런가 하면 사용자들이 회원 가입과 동시에 선택한 ‘선호하는 가수들’을 중심으로 한 추천 리스트는 더욱 세밀하게 다양해진다. 그 안에는 해당 아티스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내가 좋아할 법한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설정해준다. 예를 들어, 에디터의 경우 가입 시 선호하는 아티스트로 혁오, 악동뮤지션, 백예린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를 위한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살펴보니 세 가수 외에 윤미래, 폴킴, 태연, 황소윤, DAY6, 헤이즈 등 대체로 좋아하는 가수들이 포진돼 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음악들을 랜덤으로 추천함으로써 내 플레이리스트 영역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말하자면, 내 음악 플레이리스트와 음악 취향을 존중하는 느낌이랄까.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 정확도가 높은 이유에는, 전 세계 사용자를 통한 데이터 예측력에 있다. 스포티파이는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종종 비유되곤 하는데, 이는 스포티파이 역시 (2월 사용자 측정 기준)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개개인의 취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추천하는 서비스가 한몫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외의 서비스를 살펴보자면, 스포티파이는 현재 스트리밍 음질의 경우 320kbps로(유료 서비스의 경우) 무난하게 들을 수 있다. 국내외 여타 브랜드가 고음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이어폰이나 외부 요소에 의해 미세한 퀄리티 차이를 낸다는 점은 서비스 이용 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외에도 다크모드와 깔끔한 레이아웃 형태의 홈 화면이나, 노래 재생 시 백그라운드로 앨범 커버 이미지 외에도 (몇몇 곡에 한해) 뮤직비디오의 일부 장면이 흘러나온다는 점, QR코드처럼 휴대폰으로 코드를 스캔해 해당 곡, 팟캐스트, 아티스트 또는 플레이리스트로 이동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코드는 흥미로운 기능으로 꼽을 수 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스포티파이코리아, 매경DB 참고 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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