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잡을 성체줄기세포치료제 기대하세요"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1. 3. 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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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순욱 SCM생명과학 부사장.. "GVHD 치료제 등 임상 2상 진행"

세포치료제는 고령화시대에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난치성질환 분야의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외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들이 줄기세포·면역세포·체세포 등을 활용해 세포치료제 연구에 열을 올리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014년 설립된 SCM생명과학은 핵심 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통해 만성 GVHD(이식편대숙주질환), 아토피, 급성췌장염 등을 타깃으로 한 줄기세포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성체줄기세포치료제는 높은 효능·안전성을 기반으로 향후 만성·난치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SCM생명과학 송순욱 부사장은 “성체줄기세포치료제는 줄기세포치료제 중 가장 오랫동안 연구가 진행된 분야”라며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만큼, 향후 세포치료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CM생명과학의 창업주인 송순욱 부사장을 만나 신약 연구개발 현황과 중장기 계획에 대해 들었다.

▲SCM생명과학 송순욱 부사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성체줄기세포치료제’는 어떤 약물인가.

성체줄기세포치료제는 성인 몸의 조직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분리한 후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해 만든 의약품이다. 전체 줄기 세포치료제 중 약 70% 점유율(유도만능줄기세포 15%, 배아줄기세포 약 15%)을 차지하고 있으며, 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전통 케미칼 의약품과 차이를 보인다.

SCM 성체줄기세포치료제는 가장 순도가 높은 성체줄기세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적은 수의 줄기세포로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치료비용을 낮출 수 있는 점 또한 강점이다.

Q. 성체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배경은.

그동안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새로운 치료기전을 가진 유전자 치료제 분야를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세포를 이용한 유전자치료 분야를 연구했고, ‘중간엽줄기세포’라는 성체줄기세포가 면역거부반응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성체줄기세포치료제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Q. 핵심 기술인 층분리배양법 개발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기존 분리방법인 농도구배원심분리법으로 분리·배양한 줄기세포로는 진정한 의미의 의약품 개발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또 이 분야가 상업화된다면 분리방법에서부터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Q. ‘진정한 의미의 의약품 개발이 힘들다’고 판단한 이유는.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은 다른 종류의 세포들을 함께 분리·배양할 경우 일정한 순도의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일정한 효능을 나타내는 줄기세포치료제를 생산하기 어려움을 뜻한다. 과거 미국 바이오텍 근무 경험을 비춰봤을 때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국제 규제기관이 이 같은 의약품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기존 방법을 보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층분리배양법을 개발하게 됐다.

Q. 층분리배양법의 강점은 무엇인가.

층분리배양법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장 순도를 높인 방법이다.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의 순도 문제를 해결했고, 순도가 높아지다 보니 효능도 더 좋아졌다. 또 적은 수의 줄기세포를 사용해 치료비용을 낮춘 점과 기존 분리법 대비 증식률이 높은 점 역시 장점이다. SCM생명과학은 층분리배양법 자체 개발에 성공한 후 2008년 국내 특허 받았고, 2010년부터 미국, 중국, 유럽, 일본에서 차례대로 특허를 받았다.

Q. 기술을 활용해 여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개발·판매가 임박한 약물도 있나.

현재 만성 GVHD(이식편대숙주질환), 아토피피부염, 급성췌장염 치료제 모두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만성 GVHD 치료제는 환자 모집과 약물 투여가 빠르게 진행돼,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2상 임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내년 하반기 또는 2023년 상반기 중 조건부 품목 허가를 받아 제품 판매와 3상 임상을 병행할 계획이다. GVHD는 전체 시장 규모가 3조원으로 다른 약물에 비해 작지만,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Q.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기존에도 여러 치료제가 있고, 신규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회사가 개발 중인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SCM-AGH’는 일시적인 효능을 가진 기존 케미칼 치료제와 달리 근원적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 19명을 고용량·저용량 투여군으로 나눠 진행한 1상 임상에서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평가 지표인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50% 이상 개선된 환자가 13명으로 약 70%에 달했다. 이는 저용량·고용량 투여군 모두 용량을 반으로 줄여 2상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치료비용이 절반가량 낮아질 수 있다.

또 기존 치료제가 10~12개월 간 2주에 1회씩 약물을 주입해야 했다면, ‘SCM-AGH’는 1상 임상에서 70% 이상 환자가 2주 간격으로 3회 투입 후 6개월 이상 효능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효능 지속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환자들의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CM생명과학은 특허 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활용해 고순도·고효능 성체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Q. 주요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크게 척수소뇌성 실조증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척수소뇌성 실조증 치료제의 경우, 국내에 뚜렷한 의약품이 없는 점을 고려해 대만 줄기세포 바이오텍 스테미넌트로부터 관련 기술을 라이선스인했다. 현재 일본, 미국에서는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임상은 올 하반기 시작할 계획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는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사 줄기세포와 미국 바이오벤처 테라이뮨의 면역 세포를 병용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에 성체줄기세포치료제를 단독 사용해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병용할 경우 더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Q.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 외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한 사례가 또 있는지.

세포치료제는 일정한 수준으로 치료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SCM생명과학은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세포를 생산하는 ‘3D 바이오리액터’ 시스템이 대량생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한다고 판단했으며, 관련 회사들에 대한 리뷰를 통해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미국 PBS바이오텍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예상보다 성과가 좋아, 이르면 연내 생산시스템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 유타대학교 세포시트 조직 공학 센터(CSTEC)와는 자사 줄기세포 SCM-cMSC를 세포시트 형태로 개발해 손상된 조직에 이식 후 효능을 평가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신장 섬유화증에 적용할 수 있는 세포 시트를 개발하고자 한다.

Q.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의약품 분야는 무엇인가.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 현존하는 치료제로 치료할 수 없는 질환들의 치료제가 주목받을 것이다. 세포치료제나 조직공학적 치료제 외에 손상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꿀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도 계속해서 이뤄질 것이다. 향후 세 치료제(세포·조직공학적·유전자 치료제)가 모두 나오면 이들을 복합해 만든 복합치료제도 개발·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SCM생명과학 역시 이 같은 전망에 대비해 테라이뮨과 병용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으나 조직공학적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와도 복합치료제 개념으로 개발을 구상 중이다.

Q. 연구개발 측면에서 회사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층분리배양법 특허를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고순도, 고효능 줄기세포치료제를 생산·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다른 바이오텍들이 보유하지 못한 글로벌 3상 경험이 있는 인력과 cGMP 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 역시 강점이다. 2019년 인수·설립한 미국 법인 코이뮨에는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경력이 있는 인력과 시설이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추후 글로벌 임상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Q. 단기적, 중장기적 목표는.

단기적 목표는 ▲정확한 치료기전 규명 연구 ▲2세대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로 설명할 수 있다. 케미칼 의약품은 하나의 타깃을 설정해 해당 타깃을 수정·보완해 치료하지만, 줄기세포치료제는 몸 전체 시스템을 타깃으로 기능을 발휘한다. 때문에 이를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는 최소 3개 정도의 메커니즘으로 줄기세포치료제의 기전을 설명하고자 한다. 질환 별로 치료 기전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개발 목표 중 하나다.

세포를 하루 정도 더 배양했을 때 효능이 더 좋아지는 줄기세포치료제를 ‘2세대 치료제’라고 한다. 회사는 임상 시험 중인 1세대 치료제 외에 2세대 치료제 또한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동물실험을 마친 상태로, 임상에 들어가기 위한 비임상 독성시험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앞서 미래 약으로 예상한 병용, 복합 치료제와 함께 아직까지 마땅한 약이 없는 뇌신경계 질환, 노화 분야 치료제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약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줄기세포치료제가 노화를 늦추고 치료할 수 있다면 미래 예방적인 차원에서 획기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CM생명과학 송순욱 부사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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