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한달..고가-저가 아파트 양극화 더 커졌다

김혜민 2021. 3. 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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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 공급대책을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서민들의 내집마련 길은 더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고가-저가 아파트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지면서 집값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7배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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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152만원 오를 때 고가 2000만원 올라
有-無주택자 자산 50년 격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임온유 기자] 정부가 2·4 공급대책을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서민들의 내집마련 길은 더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고가-저가 아파트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지면서 집값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사이에 50년의 자산 격차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7배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 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가격 격차는 2월 기준으로 2018년 5.1배, 2019년 6.1배, 2020년 7.1배로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상승폭은 더 커졌다. 지난해 1월 6.9배 수준에서 12월 8.5배까지 치솟았고, 올해 들어서도 매달 0.1배씩 상승하며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매매가격으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9077만원으로, 전달(9억7056만원) 대비 2000여만원 올랐다. 이에 비해 1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억1396만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152만원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저가아파트가 약 550만원 오르는 동안 고가아파트는 2억3000만원이 올랐다.

정부는 그동안 집값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연이은 규제책을 단행했고, 올해 들어선 대규모 공급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실은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커져 계층 간 자산 격차만 더 키운 셈이 됐다.

특히 서울은 가장 낮은 1분위 아파트 가격도 급격히 올랐다. 1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기준 3억8253만원에서 올 2월 4억9674만원으로 1년 사이 1억원 이상 상승했다. 무주택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한편, 자산 격차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5억원(78%) 상승해 유·무주택자 간 50년의 자산 격차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구당 연간 저축액을 1000만원으로 가정한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44개월 간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는데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하거나 일부 하락한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오히려 소폭 하락한 뒤 폭등이 반복됐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5월 평당(3.3㎡) 가격이 6만원 하락했지만 정부가 공공재개발 등을 포함한 5·6 대책을 발표한 이후 다음달 78만원이 치솟았다. 집값이 연평균 1억3000만원 오르는 동안 근로자 평균임금은 141만원 올라, 약 100배 차이가 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가 남발한 각종 규제는 집값 하락은 없었고 애꿎은 실거주 주민에게 피해만 끼쳤다"고 지적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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