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어려운데 한국에 첫 매장 낸 '스웨덴 SPA' 왜?
지난달 26일 정식 개장한 여의도 백화점 ‘더 현대 서울’의 지하 2층에는 MZ세대를 겨냥한 업체들이 대거 입점해 있다. 이 중엔 한국 소비자들에겐 다소 낯선 ‘아르켓(ARKET)’이란 스웨덴 의류 브랜드도 있다. 아르켓은 H&M 그룹 산하의 브랜드로, H&M은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와 함께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흥미로운 건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는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인 아르켓이 한국에 유럽 외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영국 런던의 첫 매장을 연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21개의 매장을 운영해해 온 아르켓으로는 서울 매장이 유럽 외 지역의 첫 매장이자, 아시아 최초의 매장이다. 같은 업종인 유니클로가 줄줄이 오프라인 매장을 닫는 와중에 눈에 띄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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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 팔로워 많아”
이에 대해 H&M 그룹의 퍼닐라 울파르트 매니징 디렉터는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르켓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한국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은 한국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아르켓은 그동안 한국에서 해외 직구를 통해 많이 판매된 브랜드다. 업계에 따르면 더 현대 서울이 사전 오픈한 지난달 24일에도 아르켓은 해당 백화점 전체 매장 중 매출 순위 7위에 올랐다.
SPA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의 옷을 공급해 ‘패션의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의류 소비 주기를 빠르게 돌림으로써 폐기물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르켓은 바로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지속가능한’ 패션을 지향한다. 퍼닐라 울파르트는 “그동안 SPA 브랜드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유행에만 충실한 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이를 깨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보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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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유행 안 타는 디자인 제공”
아르켓은 전반적으로 북유럽 스타일을 반영한다. 울파르트는 “북유럽 감성을 담은 실용적 디자인을 지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우리의 목표”라며 “단순한 미학으로 변형과 추가가 쉬우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따뜻한 북유럽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매장에도 이런 철학을 접시에 담아 선보이는 채식 카페를 마련했다. 울파르트는 “세계 각지의 아르켓의 오프라인 매장에선 북유럽 일상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채식 카페와 베이커리가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 아르켓 카페에선 제철 재료의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고, 그릇 등 소품에도 북유럽 감성을 녹여냈다. 이와 함께 가구와 집꾸미기 제품 등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리빙 제품에도 공을 들인다는 전략이다.
울파르트는 “계절에 상관없이,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다양하게 제공하면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매번 새로운 옷을 대량 구매하는 대신 신발이나 새로운 패턴의 옷과 같은 계절성 의류를 소량만 구매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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