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식욕억제제가 마약..?!
다이어트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각. 무조건 굶기도 하고, PT를 받으며 운동을 열심히 하기도 하며 인터넷에 나온 각종 다이어트법과 식이요법을 하기도 하죠. 때로는 다이어트 약을 먹습니다.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부터 병원에서 직접 처방받아 먹는 양약, 한약까지 종류도 다양한 편. 그런데 이 중에 마약류로 분류되는 다이어트 약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마약류로 분류되는 다이어트 약, 정확히는 식욕억제제입니다. 우리나라 마약관리법에 따르면 ‘수면제’와 ‘식욕억제제’도 향정신성의약품에 속하기 때문에 마약류로 분류됩니다. 2019년, 배우 양 모 씨가 새벽 3시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도로를 뛰어다니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마약 혐의로 체포되었던 일을 기억하나요? 조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정밀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이날 양 씨는 식욕억제제 8알을 한꺼번에 복용해 일시적으로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이 일어났던 것! 이처럼 식욕억제제 오남용 시 따르는 부작용은 마약과 비슷할 정도죠.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식욕억제제는 펜터민, 펜다이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부프로피온+날트렉손, 토피라메이트(복합체) 중 펜터민 등.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약물일 경우 필로폰과 비슷한 반응이 나타나 마약 양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배포한 식욕억제제 안내서에 따르면 이럴 경우에만 의사의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만으로 체중 감량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한해 BMI(체질량지수, kg/m2)가 30을 넘는 경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증상이 있는 환자가 BMI 지수 27을 넘는 경우
또한 기본적으로 장기 복용을 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져 4주 이내로만 처방받을 수 있지만, 의사의 판단에 따라 3개월까지 복용이 가능하기도 해요.
드럭스토어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는 앞서 설명한 식욕억제제와 분류 자체가 다릅니다. 식욕억제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고 다이어트 보조제는 건강 기능 ‘식품’이죠. 현재 식품 안전처가 다이어트 보조제로 인정하는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렌산(CLA),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등입니다. 하지만 보조제는 말 그대로 ‘보조제’일 뿐, 먹기만 해도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 직관적인 결과보다는 운동 등 체중 감량에 필요한 다른 것들과 병행할 경우 체중 감량을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때로는 심리적으로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죠.
지나친 오남용은 오히려 독! 생각보다 위험한 다이어트 ‘식욕억제제’ 보다는 좀 더 건강한 방법으로 체중 조절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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