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반도체 가뭄..아이오닉5 생산 차질 빚나
실리콘보다 생산업체 많지 않아
미 정전사태로 반도체 부족 심화
당장 해결책 없어 3분기까지 갈 듯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3·1절에 ‘특별근무’(특근)를 하지 않았다. 기아는 화성공장의 3월 특근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며칠씩 조업을 쉬고 있는 테슬라나 제너럴모터스(GM)처럼 현대차그룹도 사실상 조업을 축소한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 달부터 출시할 ‘아이오닉5’를 비롯한 전기차 생산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울산 1~5공장 모두 특근을 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월간 단위로 노동조합과 특근 일정을 협의·공유하지만, 3월에는 아직 특근 일정을 공지하지 못한 공장(울산 3·5공장)도 있다. 현대차 측은 “당분간 주간 단위로 특근 일정을 노조와 협의해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전선 뭉치)가 부족해 3·1절 특근을 못 했다.
기아는 화성공장의 3월 특근을 아예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보다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공장에서 양산하는 쏘렌토 하이브리드(HEV) 차량은 주문 후 대기 기간만 4~5개월일 정도다. 현대차·기아는 보통 월 2회씩 특근을 해 차량 납기 일정을 맞춰왔다.
현대차가 당장 이달부터 울산 1공장에서 양산할 아이오닉5에 들어갈 반도체가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는 최소 500개 안팎의 칩이 필요해 내연기관차(200~400개)보다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오닉5는 실리콘(Si) 대신 실리콘카바이드(SiC) 원판을 사용한 전력 반도체를 모터에 탑재했다. 전력 반도체는 전압이나 전류를 상황에 따라 바꿔주는 전력 변환용 칩이다.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원가는 높지만 소모하는 전력은 적어 부품 경량화 등에 용이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생산 업체는 많지 않다.
현대차는 완성차 시장의 반도체 수급난이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가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협력업체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 차량 감산 계획은 아직 없다”며 “아이오닉5도 노조와 협의를 거쳐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지난 연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시달려 왔다. 특히 NXP·인피니온 같은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지난달 미국 남부의 정전 사태로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칩 부족은 더욱 심화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단기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파운드리 라인이 모바일·가전 반도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차량용 칩 생산을 갑자기 늘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달 8일부터 말리부·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을 50%만 가동하고 있다. 부평공장은 반도체 문제로 특근부터 줄였다가 아예 가동률을 낮춘 상황이다. 테슬라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전기차 ‘모델3’ 생산을 이틀간 중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e메일을 통해 “일부 부품 공급 문제가 발생해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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