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가덕도신공항..부산 반대V호남 찬성?
성별이나 나이 등은 변수 안돼..지역주의 여전한 후진정치판
1.
리얼미터가 1일 내놓은 ‘가덕도신공항’관련 조사결과가 흥미롭습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지난달 26일 ‘잘 된 일이냐, 잘못된 일이냐’고 묻는 조사였습니다.
결과는 ‘잘못된 일’이 53.6%로 과반. ‘잘된 일’이 33.9%였습니다.
(유무선전화ARS방식.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응답률은 6.3%. 전국 18세 이상 500명)
2.
첫번째,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가덕도신공항을 유치한 당사자인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의 응답입니다.
부정(잘못된 일) 응답이 54%로 긍정(잘된 일) 38.5%보다 많았습니다. 신공항 유치를 외쳐온 지역의 반응으론 의외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TK지역의 부정응답이 73.4%로 가장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3.
부울경 지역의 반응이 부정적인 것은 ‘성숙한 유권자의식’으로 평가할만 합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무리하게 추진되었다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인식한다는 얘기니까요. 신공항이 지역적으로 이익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지역이기주의’를 뛰어넘는 이성적 판단을 한 셈이죠.
선심예산으로 유권자를 매수하는‘매표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4.
두번째 주목할 대목은 호남에서 긍정반응이 가장 높다는 점입니다. 긍정 52%, 부정 30.7%.
세부항목으로 보자면, 호남인들이 가장 많이 대답한 항목은 ‘어느 정도 잘된 일’ 28.5%입니다. ‘잘모름’도 17.3%로 가장 높습니다.
호남인들은 가덕도신공항에 대해 썩 내키진 않지만..‘여권 지지’라는 전략적 선택으로 ‘긍정’을 선택한 모양새입니다.
5.
세번째 주목할 대목은..지역을 제외한 다른 변수는 거의 무의미하다는 점입니다.
성별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 남자가 긍정,부정 모두 높습니다. 여자는 모른다는 응답이 많습니다.
연령별로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30대,40대가 다소 긍정적이지만..평소 다른 이슈에 비해 세대차가 없습니다.
6.
안타깝지만..현실정치의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지역입니다.
호남은 여전히 가장 강한 ‘전략적 투표’심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자기 아버지 고향이 어디라고 대답하는 게 양반이다.’(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
충청도 양반 얘기만이 아닌가 봅니다.
7.
조사의 한계는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 시간과 비용을 덜 들이는 간단한 조사이기에 정밀도가 높지 않습니다. 전화자동응답이라 응답률이 낮고, 조사대상이 500명에 불과합니다.
둘째, 응답한대로 찍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울경 유권자의 경우 ‘신공항이 무리한 정책’이라는 이성적 판단에도 불구하고..막상 투표장에서는‘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기심이 작동해 여당을 찍을 수 있습니다.
4월7일 투표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칼럼니스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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