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 코트, 뻔하지 않게 입는 법 7_선배's 어드바이스 #54

송예인 2021. 3. 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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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놓칠 수 없는 유혹, 트렌치코트가 스타일리시해진다.

사실 사계절이 아닌 이계절 국가가 아닌가 의심스러운 대 기후변화의 시대, 환절기는 마치 폭죽이 만개하는 순간만큼 찰나다. 그 며칠을 놓치면 또 반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트렌치코트 성애자들은 이미 옷장에서 꺼낼 타이밍만 노리고 있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릭 브레인 역을 맡은 험프 리 보가트 / 네이버 제공

어느 이른 봄날 아침, 대로를 지나다 본 풍경이 여전히 강렬하다. 똑같은 베이지 트렌치코트 차림 회사원 부대가 오와 열을 맞춰 인텔리전트 빌딩들로 들어가던 풍경, 마치 1차 세계대전 포화 속 영국군 부대가 현신한 듯했다.

영화 〈카사블랑크〉에서 릭 브레인 역을 맡은 험프리 보가트 / 네이버 제공

1914년 전쟁 유물로 탄생한 트렌치코트(trench coat)는 전후 수많은 명사에게 사랑받으며 지적이고 우아한 클래식이 되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시작은 서부전선 참호 속이었지만 끝은 파리, 뉴욕, 도쿄, 서울 할 것 없이 쌀쌀한 계절이 있는 세상 모든 도시로 번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애초 비바람을 막는 용도라 몸을 감싸는 면적이 넓다 보니 신경 쓰지 않으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비슷한 모습이 되어 버린단 것이다. 그 ‘원 오브 댐(One of Them)’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조금 색다른 트렌치코트 스타일링 팁이 필요하다.

「 Step 1 완벽한 코트와 디테일로 대결하기 」

인스타그램 ©carineroitfeld/

탄생지인 영국보다 더 트렌치코트를 사랑하는 나라는 프랑스. 특히 파리 시민은 단출한 필수 아이템 리스트에 트렌치코트가 꼭 들어있다. 언제 샀는지, 빨았는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늘 입던 외투 느낌으로 극히 자연스러운 느낌. 자기 몸과 이미지에 딱 맞는 핏, 톤 코트를 고르는 게 시작인데 누가 봐도 그 사람 것처럼 보이는 한 점이어야 한다. 찾기까지 백조의 물장구처럼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

전 〈보그 파리〉 편집장이자 현 패션 컨설턴트 카린로이펠드는 바로 그런 트렌치코트에 잘 들여다봐야 눈에 띄는 작고 치명적인 디테일로 대결했다. 실루엣이 독특한 구두와 앵클릿. 의도적으로 시계도, 팔찌도 하지 않았고 소매는 구깃구깃 걷어 올려, 걷거나 다리를 꼴 때 특유의 ‘헤로인 시크’가 발산된다.

「 Step 2 톤온톤 스타일링으로 길어 보이게 」

인스타그램 ©kieunse

키 작은 사람은 트렌치코트의 길이와 실루엣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자칫 어린아이가 엄마 옷을 몰래 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코트 자락 때문에 다리가 더 짧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기은세의 최근 트렌치코트 룩은 키 작은 사람에게도 자신감을 불어 넣는 톤온톤 스타일. 데님 팬츠와 앵클 부츠, 가방이 다 블루 계열이라 연결감이 생겨 키가 커 보이고 특히 하체가 길어 보인다. 부츠 코와 가방에 로고가 들어가 굉장히 시선을 끌기 때문에 상의는 흰 티셔츠로 깔끔하게 마무리할 것.

「 Step 3 코트 안을 흥미로운 테마로 코스프레 」

인스타그램 ©alexachungstagram

팬데믹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매력적인지 ‘90~’00년대풍이 아니어도 레트로 파티가 벌어지는 중이다. 특정 시대를 정해 코트 자락만 열면 완벽하게 그때 스타일로 변신하는 것도 재미있다. 다소 고전적 이미지인 영국 브랜드 바버는 알렉사 청과 협업으로 트렌치코트를 완전히 ’70년대 레트로로 스타일링했다. 프릴 달린 블라우스와 청키 힐 구두에 흰 양말까지 신어주고 선글라스로 화룡점정. 코트 자락을 열면 마치 코스프레 하듯 기대하지 못한 테마가 펼쳐지도록 해볼 것.

「 Step 4 스카프와 구두로 컬러 플레이 」

인스타그램 ©valerietribes

트렌치코트와 환상의 궁합인 소품이 실크 스카프. 항공 승무원처럼 목에 둘러도, 유행 중인 반다나 스타일로 머리에 써도, 헤어밴드 대신 스카프를 접어 묶어도 멋지다. 스카프에서 특히 악센트가 되는 색을 구두로 신으면 컬러가 팝업 광고처럼 튀면서 트렌치코트 룩이 한층 재미있어진다. 패션 저널리스트 발레리 트리베는 코트와 바지를 어두운색으로 통일하고 스카프와 구두를 빨간색으로 해 강렬한 악센트를 줬다.

「 Step 5 파격적인 레그웨어 」
인스타그램 ©camilleyolaine
인스타그램 ©camilleyolaine

패션 인플루언서 카밀욜랑이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처럼 수수하게 입은 트렌치코트를 전혀 다른 인상으로 바꾼 건 핫핑크 양말. 쌀쌀한 날씨엔 다리가 유일한 노출 부위가 되곤 하는데 트렌치코트는 양말, 스타킹 등 어떤 레그웨어와도 어울리는 포용력이 있다. 패턴 들어간 양말, 그물스타킹 등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레그웨어들은 몽땅 트렌치코트 아래 신어볼 것.

「 Step 6 벨트로 포인트 주기 」
인스타그램 ©ophelieguillermand

패션 모델 오필리 기예르몽이 선택한 건 '80년대풍 록시크 벨트. 버클이 커다란 벨트는, 긴 세로 선을 만드는 트렌치코트를 열어 입을 때 상·하체를 구분해 주는 아이템. 코트 자락에 가려 버클만 살짝 보이기 때문에 굵은 벨트라도 부담이 없고 밀리터리, 웨스턴 부츠와도 잘 어울린다. 키가 큰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고 목걸이, 팔찌 등은 생략하는 게 좋다. 주얼리를 꼭 더하고 싶다면 심플한 반지나 귀걸이로, 벨트가 화려할수록 옷과 구두 등 다른 아이템은 단순하게!

「 Step7 정반대 느낌, 스포츠웨어와 입기 」
인스타그램 ©leesiyoung38

가공할 등 근육을 자랑하는 챔피언 이시영답게 트렌치코트 안은 온통 스포츠웨어로 채웠다. 집업 후디에 조거 팬츠, 하이톱 스니커즈까지, 마치 고전 복싱 영화 〈록키〉 속 실베스터 스탤론을 연상시킨다. 트렌치코트는 클래식하고 고상하게 입어야 한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어떤 스타일과도 친화력 100%를 자랑하며 모자나 장갑을 더 하면 또 분위기가 달라진다.

*2021 S/S ITEM

코튼 캔버스 소재에 오버 사이즈라 어떤 분위기로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맥 코트, 아미.
이탈리안 감성 가볍고 드레시한 실루엣에 미묘한 블루 톤. 에르노.
클래식한 트렌치 코트의 디테일에 비숍 슬리브와 파스텔 컬러가 신선하다. 막스마라.
비오는 날에도 젖을 걱정 없는 방수, 방풍 나일론 소재 도브 컬러 코트. 노비스.
빈티지한 느낌으로 구김 있게 입어도 좋은 밝은 베이지 컬러. 클럽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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