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ETF로 돌아서나..전기차·소비·ESG 테마형 ETF 각광

류지민 2021. 3. 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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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나무’를 아시는지? 물론 진짜 돈이 열리는 나무는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떠오른 캐시 우드(Cathie Wood) 아크(ARK)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국내 투자자들이 붙인 애칭이다. 캐시 우드 대표가 운용하는 5개 액티브 ETF는 지난해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상장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아크 ETF가 모두 포함될 정도로 독보적인 성적을 내며 ETF 시장을 흔들어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시 우드가 불러일으킨 글로벌 ETF 열풍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월 24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56조1921억원으로 올 들어 3조3623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년 만에 8조7161억원이 급증했다. 전체 ETF 종목은 총 473개로 역대 가장 많은 종목이 상장된 상태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세다. 2019년 1조3332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고, 올 들어서만 20% 넘게 증가하면서 지난 1월 말 기준 5조72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직접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이 늘면서 간접 투자인 펀드 시장은 부진을 겪었지만, 주식처럼 장내 거래가 가능한 ETF는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적은 돈으로 여러 기업에 한번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데다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복리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레버리지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테마형 ETF와 액티브 ETF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하는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질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반등장에서 증시 큰손으로 떠오른 ‘동학개미’가 대거 몰리면서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펀드에 비해 높은 기대수익률과 개별 종목 투자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ETF의 장점도 ‘주린이(초보 주식 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로 꼽힌다.

▶올 들어 ETF 순자산 3조 증가

▷분산 투자 효과에 다양한 전략 매력적

ETF는 코스피, 코스닥지수나 채권, 현물, 선물 등 특정 자산의 가격을 추종하도록 만들어진 금융 상품이다. 일반 주식 매매처럼 증권계좌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ETF를 골라 원하는 금액만큼 살 수 있다. 투자 자산에 따라 배당수익도 얻을 수 있다. 업종이나 지수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출 수도 있지만 투자 성향에 따라 정반대로 접근할 수도 있다.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면 하루에도 수십 % 화끈한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가 사실상 막혀 있는 국내 증시에서는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상품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하나의 투자 콘셉트를 잡고 특정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테마형 ETF는 사회·경제·인구 등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술·성장주들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테마형 ETF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거래대금만 놓고 보면 여전히 단순 지수 추종 상품의 비중이 높지만 갈수록 테마형 ETF 상품의 종류가 늘고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신상 ETF 개발이 매우 빠른 추세다. 산업의 구조적 성장과 기술 고도화 등이 테마형 ETF 수요를 확대시켰고, 이런 수요에 힘입어 관련 ETF 출시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ETF 시장에서는 테마형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삼성KODEX2차전지산업’이 올 들어 2월 24일까지 수익률 25.9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TIGERKRX2차전지K-뉴딜(25.02%)’ ‘삼성KODEX자동차(23.39%)’ ‘미래에셋TIGER2차전지테마(22.43%)’ 등 전기차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ETF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e커머스 종목으로 구성된 ‘NH-AmundiHANAROe커머스(14.91%)’나 수소 테마주에 투자하는 ‘KBKBSTARFn수소경제테마(13.4%)’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회복에 기대감으로 경기 민감 ETF도 강세를 보였다. 내수 소비주에 주로 투자하는 ‘KBKBSTAR200경기소비재(16.67%)’ ‘미래에셋TIGER200경기소비재(15.92%)’ 등은 올 들어 두 달 만에 15%가 넘는 수익을 냈다.

▶선택과 집중 ‘테마형 ETF’

▷캐시 우드 ‘ARK Innovation’ 인기몰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사들인 ETF 중에도 테마형 ETF가 다수 상위권에 올랐다.

글로벌 ETF 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아크인베스트먼트의 ‘ARK Innovation’은 국내에서도 인기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금액만 6억달러가 넘는다. 국내 투자자 최애 종목 중 하나인 테슬라를 비롯해 크리스퍼테라퓨틱스, 인비테, 스퀘어 등 기존 산업의 틀을 깨는 혁신이 두드러지는 기업을 주로 담는다. 전기차 테마 ETF인 ‘Global X Lithium & Battery Tech ETF’와 ‘ARK GENOMIC REVOLUTION MULTI-SECTOR ETF’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2억달러를 웃돈다.

최근 국내외 투자업계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ESG ETF도 관심 가져볼 만하다. 202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ETF 가운데 ESG 관련 상품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iShares ESG Aware MSCI USA’ ‘Vanguard ESG US Stock’ 등이 대표적이다. iShares ESG Aware MSCI USA는 MSCI미국지수에서 ESG 부문 평가가 좋은 기업을 추려 만든 지수를 따른다. 담배를 만드는 기업, 개인용 무기, 발전용 석탄 등과 연관이 있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Vanguard ESG US Stock은 성인오락, 술, 담배, 무기, 화석연료, 도박, 핵 등과 관련된 기업은 편입하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인 ‘iShares Global Clean Energy’‘Invesco WilderHill Clean Energy’‘Invesco Solar’ 등은 친환경 이슈 부상과 함께 꾸준히 관심을 모은다.

이 밖에 5G를 테마로 한 세계 최초 ETF ‘Defiance Next Gen Connect

ivity’나 소비 관련 ETF인 ‘Consumer Discretionary Select Sector SPDR Fund’ ‘Amplify Online Retail’ ‘Millenials Thematic’ ‘Emles Luxury Goods’도 올해 유망 ETF로 꼽힌다. 미국 헤지펀드 호라이즌키네틱스는 실물 자산 관련주에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테마 ETF INFL도 출시했고, 테마 ETF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EMP 형태의 ETF(TMAT)도 등장하는 등 테마형 ETF의 선택지는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가면 하반기에는 미국 내 여행이 회복될 전망이다.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 경기 민감 ETF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수혜를 볼 만한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8호 (2021.03.03~2021.03.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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