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논·서술형 수능 도입 검토..조민 입학취소 신중해야"[영상]
정부가 올해 초등 6학년 학생이 고3이 되는 해에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지선다형 수능은 한계가 있다”며“논술·서술형 수능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히 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 부총리는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교학점제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 제도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연말까지 큰 틀의 방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025년부터 모든 고교에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이 수업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다. 하지만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입시가 유지되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유 부총리는 수능에 대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은 오지선다형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논술·서술형 시험도 검토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이라고 지금 단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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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학점 퍼주기, 오히려 대입 불이익 될 것”
고교학점제는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데, 학업 성취도가 낮아 학점을 따지 못하면 졸업이 유예된다. 최근 한 초등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부 못해서 스트레스인데 학점 못 받으면 고등학교 한 번 더 다니는 것 아니냐”며 “고교학점 적용을 취소해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국민청원을 봤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며 “미이수 제도는 학생을 탈락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이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반대로 학점제 적용 후 고교에서 '학점 퍼주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성적 부풀리기는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오히려 대입에서 불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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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미달에도 “대학 정원 줄이라 강제 안 해”
학생 수 감소로 지방대에서 정원 미달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유 부총리는 정부가 나서서 대학 정원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방대 위기는 대학뿐 아니라 지역의 위기와 같이 가는 문제”라며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취업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원 몇 퍼센트를 줄이라고 강제하는 방향보다는 취업자, 평생교육 등 다양한 수요를 통해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고교학점제와 대입 개편, 자사고·외고 폐지 등은 모두 현 정부 임기가 끝난 뒤에 시행된다. ‘정권이 바뀌면 또 교육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유 부총리는 “그런 우려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정권이 바뀐다고 바뀔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교육 정책이 일관성을 갖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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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고교 무상교육, 가장 보람 느껴”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 1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문제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교육부 감사에 따라 수사와 재판이 이어진 게 아닌 예외적 사례여서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더디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법률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지만 부산대가 최종심까지 기다리기로 한 만큼, 즉시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018년 10월 취임한 유 부총리는 2년 5개월째 교육 수장을 맡고 있다. 5공화국 이후 교육부 장관 중 이주호 전 장관(이명박 정부)에 이어 두번째로 '장수'하고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 마지막까지 재임하면 역대 최장수 교육 장관이 된다. 유 부총리는 임기 중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고교 무상교육을 꼽았다. 그는 “취임하면서 꼭 고교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부터 모든 학년에 적용된다”며 “적어도 초중고 교육을 돈이 없어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남윤서·문현경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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