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대 국수본부장 취임, 수사 중립성 확보에 명운 걸라

2021. 3. 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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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가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했으나 그 앞에 놓인 과제는 엄중하다.

남구준 초대 본부장이 지난 26일 취임사에서 "온전한 수사 주체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역량을 증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남 본부장이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수사의 중립성이다.

이런 불신을 불식시키려면 남 본부장이 수사의 중립성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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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가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했으나 그 앞에 놓인 과제는 엄중하다. 남구준 초대 본부장이 지난 26일 취임사에서 “온전한 수사 주체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역량을 증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한다.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커진 수사 권한에 걸맞은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정인이 사건’처럼 허점을 노출하는 사례가 반복되면 안 된다. 인권 침해가 없도록 방대한 조직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남 본부장이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수사의 중립성이다. 검사 지휘를 받지 않고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이 과연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부 수립 이후 경찰은 선거 개입을 비롯해 권력에 유착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최근에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변호사 시절 운전사 폭행 사건 처리를 두고 시비에 휘말렸다.

국수본의 독립성을 위해 경찰청장은 수사에 대해 지휘·감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테러와 같이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사건에서 통합 대응의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남 본부장은 임명 과정에서부터 우려를 샀다. 초대 본부장은 중립성을 위해 경찰 출신이 아닌 인물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결국 김창룡 경찰청장의 경찰대 1년 후배이자 직전까지 그 지휘를 받던 남 본부장이 추천됐다. 2018~19년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전력,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라는 점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런 불신을 불식시키려면 남 본부장이 수사의 중립성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 인선부터 논란을 자초했는데 권력 실세 관련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등의 실책이 발생하면 국수본의 위상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앞으로 수사본부장 인선 때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사 잡음이 일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끄는 길만이 국수본을 정착시킬 초석을 닦는 길임을 남 본부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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