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첫 전시실, 사랑해 준 시민들에 무료 개방"

손영옥 2021. 2. 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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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첫 전시실을 무료 개방키로 했어요. 시민들은 그냥 이곳에 와서 작품을 즐기다 더 보고 싶으면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으면 됩니다."

아야스는 "주말이면 비엔날레전시관 앞 광장과 인근 공원에 시민들이 정말 많이 나와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며 논다. 전시실 무료 개방은 이 장소를 사랑해 준 광주 시민에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총 5개 전시실 중 무료 개방하는 1전시실이 이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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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막 앞두고 공동 예술감독 아야스·진발라 인터뷰
4월 1일 개막하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시민에 무료 개방하는 제1전시실 전시 전경. 민정기 작가의 회화 작품이 바닥에 세워져 있는 등 상식을 파괴하는 전시 방식이 돋보인다. 비엔날레 재단 제공


“광주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첫 전시실을 무료 개방키로 했어요. 시민들은 그냥 이곳에 와서 작품을 즐기다 더 보고 싶으면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으면 됩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4월 1일 공식 개막된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준비 상황을 지난 24일 언론에 일부 공개했다. 행사는 지난해 개최됐어야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탓에 올해로 미뤄졌다. 당초 2월 26일로 개막이 예정됐으나 이마저도 3차 대유행에 따라 또 연기된 것이다.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터키 출신·45)와 나타샤 진발라(인도 출신·36)는 지난 2월 초부터 광주광역시에 체류하며 설치 작업을 지휘해왔다. 이들이 2월 말 출국하기에 앞서 현지에서 인터뷰를 했다.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왼쪽)와 나타샤 진발라.


아야스는 “주말이면 비엔날레전시관 앞 광장과 인근 공원에 시민들이 정말 많이 나와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며 논다. 전시실 무료 개방은 이 장소를 사랑해 준 광주 시민에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총 5개 전시실 중 무료 개방하는 1전시실이 이날 공개됐다. 한국 작가로는 민정기, 문경원, 김상돈, 이갑철, 해외 작가로는 사미족 오우티 피에스키, 아일랜드 출신 존 제랄드 등 국내외 총 8명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존 제랄드의 영상 작품이 바닥에 세워져 있고, 민정기 작가의 회화 작품 역시 바닥에 세워져 있었다. 회화는 반드시 벽에 거는 ‘화이트 큐브 전시 문법’을 파괴한 방식이 신선했다. 문경원 작가가 자연을 추상화한 태피스트리 작품은 멍석처럼 바닥에 깔렸다. 워크숍, 퍼포먼스 장소로도 쓰인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빌려온 민화, 돌조각도 뒤섞여 있다. 이렇게 장르가 다른 작품들이 칸막이 구분 없이 뒤섞여 있는 사이로 관람객들은 공원 산책하듯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전시 주제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ritis Tuning)’에 대해 얘기해 달라.

“서구 사회와 근대를 지탱해온 합리성과 이성 중심에서 나아가 비서구 세계에서 자리하고 있는 생활 체계를 예술적으로 탐구하는 장이다. 우리 둘은 아시아 출신이다. 아시아인들은 백인 중심의 서양과 다르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아야스)

-영혼과 마음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영혼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5·18 희생자 등 억압받는 영혼이 될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인간도 억압받는 영혼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는 영혼도 있다. 그것은 할머니 등 조상일 수 있고, 우리를 이끌다가 사라진 인물, 혹은 박물관의 유물일 수도 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로고에는 눈이 두 개 달려 있는데, 그런 두 가지 영혼을 상징한다. 마음 역시 지금까지 누구의 마음이 더 우선시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배계층인 백인 남성의 마음뿐 아니라 여성과 원주민, 동물 등 인류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진발라)

-팬데믹 상황과 이번 전시를 연결하면.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온전히 죽지 못하는 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삶과 죽음, 애도를 다루는 전시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람들이 희생됐다. 결과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연관성이 있는 전시가 됐다.”(아야스)

-꼭 추천하는 작가가 있다면.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선보이는 칠레 출신 시인이자 미술가 세실리아 비쿠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피노체트 정권하에서 영국으로 망명을 갔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는 군부 독재에 맞서 연대 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회화 연작과 배너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한국계 미국 이민 2세 차학경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사운드 아트를 꼭 봤으면 한다.”(진발라)

두 사람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도 총 69명 작가가 참여해 신작 41점을 선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시는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1930년대 지어진 광주극장 등지에서도 선보인다.

광주=손영옥 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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