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줄자 대선 행보..정세균 '우정특공대' 팬클럽 띄웠다

윤성민 2021. 2. 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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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제61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 도중 2·28민주운동 주역들을 위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이 묶였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방 일정을 늘렸고, 언론 앞에서 직접 정책의 방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팬클럽도 출범했다. 정치권은 차기 대선 주자인 정 총리가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고 읽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1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하는 등 여권이 가덕도신공항을 밀어붙이면서 TK(대구·경북)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문이라 주목을 받았다. 정 총리는 기념사에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대구의 원대한 결의를 힘껏 응원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3차 유행 이후 지방 일정 등을 최소화했다. 그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지난해 12월 부산, 경북 포항, 울산, 대구를 연달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했다. ‘어서 오세요, 총리 식당입니다’라는 제목의 ‘먹방’ 토크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가 심각한데 총리가 대선 행보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매일 주재하기로 결정하는 등 다시 코로나19 일정에 집중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을 받은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의 접종받는 모습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00명 이하로 내려가자 정 총리는 다시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모양새다. 정 총리는 지난 24일 전북 전주의 새만금위원회를 방문한 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전북은 정 총리의 지역구이자, 고향이다. 정 총리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전북에선 “대선 출정식 성격의 행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근 지방 일정을 대선 행보로 보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활동의 범위를 본격적으로 넓힌 건 사실”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지방을 방문해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 25일부터는 모든 기자를 대상으로 개방형 브리핑도 시작했다. 정 총리는 가덕도 신공항, 검찰개혁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브리핑을 연다. 매주 언론 앞에 서는 만큼 정치권은 이를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정 총리가 광폭 행보를 시작한 시점에 맞물려 팬클럽도 출범했다. 대표적인 ‘SK계(정세균계)’ 의원으로 꼽히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어젯밤 정 총리 팬클럽인 우정(友丁)특공대 발대식이 있다고 해서 저도 참석했다”며 팬클럽 출범 소식을 알렸다. ‘우정’은 ‘우리가 정세균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다른 SK계 인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 백재현 전 의원이 발대식 사회를 맡았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 300여명이 화상으로 발대식에 참석했다. 정 총리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김민석, 김영주 의원 등 현직 의원 21명도 팬클럽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팬클럽 출범이 정 총리 대선 행보 시작의 신호탄이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해석의 영역 아니겠냐”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논의 중인 4차 재난지원금의 규모와 대상을 두고 당과 정부가 막판 조율을 벌일 예정이다. 뉴스1

정 총리는 아직은 다른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확정하는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번 추경은 이낙연표 추경”이라며 이 대표를 띄워줬다. 하지만 정 총리는 “이 대표께서 함께하는 마지막 회의”라고 말하면서, “혹시 또 변심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요” 농담을 던졌다. 이 대표는 당권과 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경우 다음달 9일까지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변심”은 이 대표가 대선에 안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 대표와 정 총리는 경력(총리)과 장점(안정감과 경험),출신(호남) 등이 겹치는 라이벌 관계로 통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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