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위독..연명치료 거부, 장기기증 서약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역임한 정진석(90) 추기경의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 천주교계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1주일 전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 추기경은 건강 문제로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왔다. 지금은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다. 최근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 사제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신자들과 함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정진석 추기경께서) 며칠 전부터 몸에 많은 통증을 느끼셔서 주변의 권고로 입원했다. 입원 직후 미열이 있었지만, 대화를 하시는데 큰 지장이 없다. 정 추기경께서는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27일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다”며 "2006년에는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고,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이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25일 정 추기경은 자신의 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을 모두 명동밥집, 아동 신앙 교육 등에 본인이 직접 지정해 봉헌하도록 했다.
정 추기경은 친가와 외가 모두 4대째 천주교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계성초등학교를 나와 중앙고를 거쳐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해 장교로 복무했다. 전쟁에서 겪은 참담한 경험은 그의 인생을 ‘과학자’에서 ‘가톨릭 사제’로 돌려놓았다.
사제가 된 후에 로마 우르바노 대학에서 교회법을 전공했다. 1970년에는 39세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주교가 됐다. 70년부터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역임한 뒤, 98년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서울대교구장을 맡았다. 2006년에는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추기경에 서임됐다.
2012년 현직에서 은퇴했으며,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주교관에서 저술 활동을 하며 지냈다. 지난해까지 매년 책을 한 권씩 꼬박꼬박 출간해 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8일 "정진석 추기경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만약의 사태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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