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축구'의 주성치 코믹 콤비, 홍콩 영화배우 오맹달 별세

강혜란 2021. 2. 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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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도성' 시리즈 등 주성치와 단짝
100여편 다작..2019 '유랑지구' 출연도
지난 27일 간암으로 별세한 홍콩 코믹영화의 전설적인 배우 우멍다(오맹달). [사진 웨이보]


1990년대 홍콩 코믹 액션 영화에서 저우싱츠(周星馳·주성치·59)와 콤비로 인기를 누린 홍콩배우 우멍다(吳孟達·오맹달)가 27일 별세했다. 70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이날 그가 간암 투병 끝에 병세가 악화해 가족, 친지들이 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우멍다는 생전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지만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소림축구’(2001). 주연 저우싱츠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그는 퇴물 신세가 된 전직 스타 플레이어 명봉 역을 맡아 기상천외한 소림 축구단 양성과정을 선보였다. 소위 ‘병맛’ ‘B급’ 영화의 대표주자로 꼽히지만 부담없는 웃음코드에 재기발랄한 CG처리로 2001년 홍콩 흥행 1위를 기록했다. 2002년 제21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소림축구’에서 축구감독 명봉 역을 유머러스하게 소화했던 우멍다. [유튜브 캡처]


우멍다는 1951년 중국 샤먼에서 태어나 5세 때 가족들과 홍콩으로 이주했다. 1973년 홍콩 방송국 TVB에서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 런다화(任達華·임달화) 등과 함께 연기를 시작했다. 스크린 데뷔작은 ‘경망쌍웅’. 저우룬파와 리슈셴(李修賢·이수현) 주연 영화다. 이후 코믹하면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발판으로 80년대 이미 인기가도에 올랐다.

이때 술과 도박, 여색에 빠져 당시 홍콩달러 30만 달러에 이르는 큰 빚을 졌다. 인기인으로서 체면이 있어 가족에겐 말 못하고 친구인 저우룬파에게 꿔달라고 부탁했는데 퇴짜를 당했다고 한다. 우멍다는 생전 인터뷰에서 “그가 잘 나가던 시절이었는데, 한마디 이유도 없이 단박에 거절했다. 분했지만 별 수 없이 파산 신청하고 열심히 일했다. 나중엔 저우룬파가 돈을 빌려주지 않은 게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지난 27일 간암으로 별세한 홍콩 코믹영화의 전설적인 배우 우멍다(오맹달). [사진 웨이보]

실제로 90년대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다. 특히 ‘도성’ 시리즈를 시작으로 ‘서유기 월광보합’ ‘서유기 선리기연’ ‘희극지왕’ 등 수많은 저우싱츠 영화에서 악역, 조력자 등을 맡아 단짝 호흡을 과시했다. ‘소림축구’를 끝으로 동반 출연이 더 이상 없자 팬들 사이에선 둘의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이달 초 중국 TV인터뷰에서 우멍다는 “내가 죽지 않았고 저우싱츠가 은퇴하지 않았으니, 또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영화 출연은 지난 2019년 SF 흥행작 ‘유랑지구’다.

저우룬파는 그의 별세 소식에 “그가 고통 없고 걱정 없는 곳으로 갔다”며 애도를 표했다. 저우싱츠 역시 “그는 오랫동안 내 파트너이자 친구였다. 아프다곤 들었지만 그의 죽음 소식은 충격적”이라고 황망해 했다. ‘천장지구’(1990)에 함께 출연했던 류더화(劉德華·유덕화)는 “그곳에선 아프지도 않고 걱정도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멍다는 류더화·우첸렌 주연 ‘천장지구’에서 두 연인의 곁을 지키는 파숙 역으로 제10회 홍콩 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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