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헬로스테이지] 꿈꿀 수 없는 시대, 괴짜노인의 무모한 도전이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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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과 이상을 포기하는 것이라오"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 라만차의 기사, 망상에 사로잡힌 노인의 말이다.
자칫 고리타분할 수 있는 이 대사 한 줄이 젊은이들에게도 큰 위로와 울림을 주는 건, 망상에 사로잡힌 노인이 전하는 이야기가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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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부터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서 연장 공연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과 이상을 포기하는 것이라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 라만차의 기사, 망상에 사로잡힌 노인의 말이다. 자칫 고리타분할 수 있는 이 대사 한 줄이 젊은이들에게도 큰 위로와 울림을 주는 건, 망상에 사로잡힌 노인이 전하는 이야기가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맨오브라만차’는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명작 소설 ‘돈키호테’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자신을 돈키호테라는 기사로 착각하는 괴짜 노인 알론조 키하나와 그의 시종 산초의 모험을 통해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을 그려낸다.
1965년 뉴욕에서 초연을 올린 ‘맨오브라만차’가 50년 넘게 사랑받는 것에는 꿈과 희망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라만차의 기사를 통해 잘 담아내면서 가능한 일이었다. 뮤지컬은 국내에서 2005년 처음 막을 올린 이후 현재까지 9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에 꿈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에 처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한 작품 속 돈키호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록 그 꿈이 남들이 보기엔 우스꽝스럽고 무모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타협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스페인의 지하 감옥, 교회에 세금을 부과한 신성모독죄로 잡혀온 세르반테스는 죄수들 사이에서 ‘이상주의자’라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직접 쓴 원고로 즉흥극을 펼치며 변론을 대신한다. 이 즉흥극이 바로 뮤지컬의 원작이자 400년 넘게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다.
극중 돈키호테의 행동들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여관을 성이라 우기고, 면도 대야를 황금투구라고 여기며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칼을 휘두른다. 또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여인 알돈자는 그의 ‘아름다운 레이디’로 등장한다. 이런 그의 행동들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극명하게 대비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다소 어처구니없는 괴짜 노인의 망상으로 보였던 행동들이 진정성을 띄는 건, 그의 거침없는 용기와 무모한 도전이 주는 울림 때문이다.
뮤지컬이면서 드라마의 비중이 높아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를 오가는 배우의 연기력이 작품의 핵심이다. 모든 메시지가 그의 입과 행동, 표정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올해로 네 번째 시즌동안 타이틀롤을 책임지고 있는 조승우의 연기력은 괴짜노인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설득시키는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돈키호테의 유쾌한 길동무인 산초가 기여하는 바도 크다. 재치 있는 대사로 재미를 더하고,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관객들을 웃게 한다. 특히 돈키호테와 함께 다니는 이유로 “그냥 좋다”는 대답으로 순수함을 뽐내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이 돈키호테를 바라보는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이후 같은 달 24일부터 5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연장 공연을 확정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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